(가평=뉴스1) 양희문 기자 = "신천지에 딸을 빼앗긴 아빠입니다. 우리 딸과 같은 순진한 청년들이 신천지 때문에 가출하거나 이혼하고 있습니다."
15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가평군 신천지평화궁전 앞에서 A씨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A씨는 2021년 말부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신천지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신천지에 빠져든 딸이 수년 째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다.
A씨의 딸 B씨는 2014년 신천지에 포교됐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B씨는 한 남성으로부터 과외를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A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이 선택이 딸과 아빠의 관계를 갈라놓을지는 몰랐다. 그저 과외 선생이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성은 신천지 교인이었고, 얼마가지 않아 신천지에 포교된 B씨는 공부는커녕 오히려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B씨는 재수를 한 끝에 전년보다 형편없는 성적으로 한 대학에 입학했는데 이마저도 1년 만에 그만뒀다.
A씨는 2017년이 돼서야 딸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설득하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부녀 관계가 악화돼 딸은 급기야 가출을 감행했다.
"신천지 측에서 딸을 돌려보내주겠다고 말만 하는데 흉내만 내고 있어, 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계속해서 시위를 하니 엄마가 있는 고향 충남 홍성에 가서 저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뜨리기까지 합니다.
2017년 이후로 딸과 교류가 끊긴 A씨는 눈물을 머금은 목소리로 신천지평화궁전을 향해 이 같이 외치며 이날 시위를 끝냈다.
신천지 관계자는 "(A씨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우리가 왜 딸을 데리고 있겠느냐. 우리도 안타깝다"며 "딸을 찾기 원하는 건지, 시위를 위한 건지 어떤 목적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