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보안 뚫렸나...차이잉원 총통 무전에 대답한 사람은?

입력 2023.06.13 13:46수정 2023.06.13 17:51
대만 보안 뚫렸나...차이잉원 총통 무전에 대답한 사람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공군 시찰 중 중국 군인의 교신을 듣는 장면. (출처=중국 관찰자망)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공군 장교와 무선 교신을 진행하던 중 중국 인민해방국의 목소리가 난데없이 끼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대만 내에서는 중국 군 당국이 차이잉원의 일정을 사전에 인지했거나, 감청을 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9일 대만 남부 가오슝에 위치한 공군 방공미사일사령부 및 남부지역작전통제소를 시찰했다.

차이 총통은 두 명의 여성 장교와 무선 교신을 하면서 "여기는 총통이다"라고 운을 뗐다. 한 남성이 "여기는 중국 공군이다. 당신은 우리 영공에 침입했고 우리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답한다.

이에 당황한 차이 총통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옆에 있던 한 장교가 인민해방군의 목소리가 전달된 무선을 끄기에 이른다. 이같은 모습은 현지 언론 등이 보도한 영상에 여과없이 노출됐다.

다시 교신을 이어간 차이 총통은 순찰시 특이점을 발견했냐고 질문했고, 이상한 점이 없다는 답변에 경계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대만 공군은 중국 군이 차이 총통의 교신을 해킹한 것이 아니며, 인민해방군의 경고 교신은 다른 채널에서 흘러 나온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총통은 인민해방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젠런 대만 행정원장도 인민해방군이 차이 총통의 무선 교신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관련 해프닝이 벌어진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 등은 차이 총통이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고 당황하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편집해 SNS 등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퇴역 공군 장성인 창옌팅은 SCMP에 "안보 당국은 인민해방국이 총통의 무선 교신 계획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중국군이 총통, 국방장관 등이 무엇을 하려는지 쉽게 알수 있다고 한다면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투가 심각한 상황임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안보전문가인 치청 대만 국가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왜 차이 총통이 교신을 시작하자마자 중국군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의문"이라며 "안보 당국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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