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부산돌려차기男" 카톡에 공유했다간... 처벌 주의

입력 2023.06.12 07:44수정 2023.06.12 15:16
“이 사람이 부산돌려차기男" 카톡에 공유했다간... 처벌 주의
지난해 5월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 A씨가 피해자를 발로 차고 있다.(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 제공) ⓒ News1 노경민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한 유명 유튜버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 남성의 신상정보를 온라인상에 공개한 데 이어 서울의 한 구의원까지 신상 공개에 동참하며 ‘사적 제재’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개된 신상 정보를 2차 유포할 경우에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돌려차기男'이 불붙인 사적 제재 논란

손정혜 변호사는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죄가 아직까지 합법인 데다가 사적 제재는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공개적으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아무리 공익 목적으로 그 사람의 신상을 공개해서 다른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으로 (신상공개)는 위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명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지난 2일 가해자의 사진과 실명, 생년월일, 체격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카라큘라 측은 “신상정보를 공개할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사적 제재에 해당할 수 있으며, 가해자의 보복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도 “피해자는 지금도 가해자에게 보복 위협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신상 공유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성립

그러나 손 변호사는 해당 행위가 “형식적으로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이것을 또다시 퍼와서 다시 유포하는 것 역시 그 행위를 그대로 반복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행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유포할 경우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1항에 의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혹은 정보 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 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손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이런 SNS나 전자매체를 통해서 개인의 명예훼손을 하는 비방의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들을 다 금지하고 있다”며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될 수 있고 그게 적용돼서 기소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타인의 인격적인 사진, 이름 이런 것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함부로 유포하면 인격권 침해로 손해배상 청구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손 변호사는 “피해자분과 유튜버의 목소리를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범죄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안으로 형법이나 형사소송법이 정의가 되다 보니까 피의자나 확정되지 않은 범죄자들에 대한 인권 보호가 치중된 면이 있었다”며 “그런데 이 유튜버나 피해자는 피해자들의 인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유럽에선 형 확정전에도 범죄자 신상공개

손 변호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조금 더 넓은 범위로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또 확정되기 전에도 얼굴이나 이런 것들을 조금 더 강도 높게 공개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시정도 필요하다”며 “지금도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서 신상공개가 일부 이뤄지고 있는데 아주 잔혹한 살인범죄 아니면 대체적으로는 신상 공개를 하지 않으며 신상 공개를 하더라도 과거 사진이나 얼굴을 가리면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조금 더 공익적 목적이나 국민의 알권리,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는 공개 범위를 넓히는 것도 저희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12일 2심 선고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는데, 2심 재판에서는 피해자 청바지 DNA 감식 결과 등 증거가 보완돼 혐의가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됐다.
검찰은 1심 형량의 2배가 넘는 징역 35년을 구형한 상태다.

손 변호사는 “(2심에서) 가해자에 대해 성범죄가 유죄라고 확정판결이 나면 성폭력 특례법에 따라 (가해자의) 신상공개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르면 강간 등 살인·치사죄 등 성폭력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