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안은진 "미주처럼 강인한 사랑, 저라면 못할 거예요" ①

입력 2023.06.09 16:28수정 2023.06.09 16:28
'나쁜 엄마' 안은진 "미주처럼 강인한 사랑, 저라면 못할 거예요" [N인터뷰]①
배우 안은진 / UAA 제공


'나쁜 엄마' 안은진 "미주처럼 강인한 사랑, 저라면 못할 거예요" [N인터뷰]①
배우 안은진 / UAA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안은진이 '나쁜 엄마'를 통해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했다고 돌아봤다.

JTBC 드라마 '나쁜 엄마'(극본 배세영/연출 심나연)를 성공적으로 마친 안은진은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8일 막을 내린 '나쁜 엄마'에서 안은진은 강호(이도현 분)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완성하는 미주로 열연했다. 미주는 강호의 오랜 친구이자 유일한 안식처인 인물. 속이 깊은 미주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당찬 성격에 강호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이해를 보여주는 강인한 사람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올빼미' '한사람만' 등을 통해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안은진은 '나쁜 엄마'에서 만난 미주를 통해 강인한 사람의 사랑법을 배웠다고 했다. 더불어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엄마 연기에 도전해 '나쁜 엄마' 속 '미주엄마'의 차별점을 보여준 바, 수많은 고민의 해답은 현장에 있음을 알게 됐다며 웃었다.

-종영소감은.

▶너무 재미있게 마무리했다. 감독님, 작가님 다같이 막방을 다같이 봤다. 첫방송을 같이 볼 때는 굉장히 떨렸다. 어떻게 나왔을까 굉장히 떨렸는데 매주 보면서 시청자로서 빠져들어서 막방은 서운한 마음이 컸다. 끝이 나는구나 싶어서 같이 보면서도 다같이 훌쩍 훌쩍 눈물지으며 섭섭함을 느꼈다.

-시청률이 매우 높았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했나.

▶어머니가 무척 재미있게 봐주셨다. 엄마와 친구분들이 밤 늦어서 피곤해 하시면서도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더라. 조우리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뭘 해도 재미있고 짠하고 응원하게 된다고 하시더라. 사건이 휘몰아치지 않은 회차에서도 너무 재미있게 보시더라. 엄마아빠 고향 이야기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 어르신들도 많이 봐주셨고 그래서 시청률이 높은 건가 싶었다. 엄마들은 다들 자기가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신다. 잘 키웠는데도 조금만 아파도 내 탓인 것 같고 그런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미주는 어떤 인물인가. 강호가 떠나고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주의 선택이 놀랍다.

▶강호가 떠나고 아기가 있는 걸 알았을 때 (강호가) 반드시 돌아올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라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거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슬퍼했을 거다.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볼 때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게 미주가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믿음이었던 것 같다. 일이 다 끝나면 우리 곁으로 돌아올 거라는 대사처럼, 그 마음을 지킨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다. 어린이가 된 강호를 봤을 때 완전 무너졌을 것 같다. 그 믿음까지 사라질 수도 있는데도 그걸 믿는 게 미주의 힘인 것 같다. 작가님에게 '미주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물었다. 미주가 진짜 대단한 것 같다. 강호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우뚝 설 수 있는 믿음, 그게 있어서 다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미주는 대단한 어른인 것 같다.

-미주의 사랑법을 어떻게 생각하나.

▶현장에서 '나 복장 터진다'라고 자주 이야기했다. 강호를 바라보는 게 얼마나 복장이 터지겠나. 머리로는 다 이해가 되는데,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걸 해내는 게 너무 대단한 사람인 것 같고 큰 에너지라는 걸 느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왜 피하고 도망가야 하냐고 하지 않나, 위기가 왔을 때 이겨내는 선택을 하는 게 미주의 방식이었다.

-미주와 엄마는 어떤 관계일까.

▶강말금 선배와 함께 하는 연기가 너무 즐거웠다. 리허설부터 선배님이 완전 100%로 해주시더라.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집에서 생각한 걸 하는 게 아니라 선배님만 바라보고 있으면 감정이 나오더라. 아이들 내가 챙길테니까 네 일을 하라고 하는 엄마이지 않나, 둘이 부딪칠 때는 서로 아껴서 부딪치는 것이다. 영순 강호 모자는 눈만 마주치면 눈물이 난다는데 우리도 뭐. (웃음)

-미주는 어떤 엄마인가.

▶미주가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임한다. 정말 자력으로 키우고 싶은데 상황이 안돼서 아이들을 놓고 온 상황이 빚처럼 느껴지는 거다. 예진이에게 위로를 받는 신에서 '엄마가 너무 나쁜 엄마야, 너희를 너무 일찍 어른으로 만들었다'라고 한다. 아이들이 '엄마 예쁜 엄마야'라고 하는 게 나는 아이도 없는데 그 신이 주는 위로가 너무 크더라. 거기서 엄마들 모두가 자기를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겠구나,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도 엄마도 커가는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구나 싶었다. 예진이가 진짜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준 것 같다.

-아기 엄마를 연기하는 게 부담이 되지 않았나.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친구처럼 투닥거리는, 그런 엄마였으면 한다라고 했다. 어느 신에서는 정말 엄마처럼 보이지만 장난도 잘 친다. 어떻게 하면 엄마의 모성애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애기들이 정말 무서운 게 '미주엄마'라고 해주는데 아기를 대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더라. 애들은 '강호친구'를 친구처럼 대하고 '미주엄마'는 엄마처럼 대한다. 그런 호흡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게 되더라. 아이들에게서 시작한 모습이었다.

-다양한 감정신을 연기해야 하는데 아쉬움도 있나.

▶아쉬움은 늘 남는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때 그 현장에서 나올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제일 걱정했던 것은 인수가 너무 재미있는 친구여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웃기는 걸 좋아한다. 서로 이렇게 방방 뛰면서 연기해도 되나 걱정도 했다. (웃음) 아쉬움은 늘 한도 끝도 없는데 무난히 넘어갈 수 있어서 감사했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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