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크론병 논란, 아차 싶어…조치할 것" ②

입력 2023.06.09 08:30수정 2023.06.09 08:30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크론병 논란, 아차 싶어…조치할 것" [N인터뷰]②
김대진 PD 사진제공=강엔터테인먼트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크론병 논란, 아차 싶어…조치할 것" [N인터뷰]②
명세빈(왼쪽) 김대진 감독 / 사진제공=강엔터테인먼트, '닥터 차정숙' 스틸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 "크론병 논란, 아차 싶어…조치할 것" [N인터뷰]②
김대진 감독 / 사진제공=강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닥터 차정숙' 김대진 PD가 극 중에서 크론병을 부정적으로 묘사해 논란이 인 것에 대해 조치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 김정욱)는 지난 4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 차정숙(엄정화 분)이 1년차 레지던트가 되는 이야기로, 경력 단절 아줌마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

'닥터 차정숙'은 가족 위주의 삶을 살았던 차정숙이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와 최승희(명세빈 분)의 외도를 알게 되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도 그렸다. 그 과정에서 정숙 인호의 자녀 서이랑(이서연 분)과 승희 인호의 자녀 최은서(소아린 분)가 충돌하기도 했고, 정숙의 어머니 오덕례(김미경 분)와 인호의 어머니 곽애심(박준금 분)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지만 가족애와 모성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극을 관통하며 안방극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불륜 등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너무 진지하지만은 않게 풀어냈으며, 외도로 인한 갈등보다는 차정숙이라는 여성이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는 성장기를 유쾌하게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1회에서 시청률 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으로 시작해 4회에 11.2%로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최종회에서 18.5%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닥터 차정숙'을 연출한 김대진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닥터 차정숙'을 연출하면서 신경썼던 부분은.

▶처음 작가님과 만났을 때 대본이 6개 있었다. 며칠 동안 작가님과 모든 신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야 오해도 없고 드라마도 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은 첫 만남부터 뚜렷한 엔딩도 가지고 계셨다. 어느 누구도 추락을 시키거나 나쁘게 만들지 않았다. 서사에서도 당사자가 아닌 아이들끼리 싸우는 장면, 인호가 환자에게 침을 맞는 장면 등으로 갈등을 비껴나가게 해서 표현했다. '우리의 톤은 이런 거야'라고 생각해서 저도 흔쾌히 가져갔다.

-'닥터 차정숙'을 하면서 정여랑 작가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 작가 본인이 닥터 차정숙 집필 전에 임신, 출산. 육아를 겪었다. 조리원에서 나온 바로 다음날 이 드라마를 계약했다고 하더라. '닥터 차정숙'의 전체적인 주제는 모성이다. 차정숙이 악한 짓을 못하는 게 작가님을 닮아있는 게 있다. 승희도 방법이 나쁘지만 "네가 보고 싶어서 낳았어"라는 대사 속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님의 마음이 있다. 병원 환자들도 미혼모 등 여성 환자들이 나온다.

-'닥터 차정숙'을 어떻게 해석하고 연출했나.그리고 병원이 배경인데, 전문 용어에 대한 자막을 사용하지 않았다. 특별히 그런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이것을 의학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제 머릿속에서 의학보다 가족이 중심이었다. 병원보다 집과 다른 부분을 신경썼다. 하지만 배경이 그러하다보니, 의학 용어를 쓸 수밖에 없다. 어떤 것들은 길게 의학 용어를 내뱉는 장면이 많았다. 그럼에도 자막을 안 쓴 이유는 편하게 봐야하기 때문이다. MBC에서 처음으로 드라마를 만들 때 자막을 쓰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대본에 담을 수는 없으니, 의학물을 하면 자막을 써야하는 게 당연하게 됐다. 의학드라마라면 쉽게 설명하도록 장치를 했겠지만, 가족 드라마라고 생각해서, 캐릭터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이와 정민이가 어떤 마음인지가 중요한데, 자막을 사용하면 시선이 모두 자막으로 가버린다. 이 드라마에서 더 중요한 감정이 안보인다고 했을 때 자막을 쓰는 게 맞을지 고민했다. 자막을 넣는게 좋지 않냐는 제작사 요청이 있었지만, 의학드라마는 아니어서 감정을 더 보여주는 것으로 나가겠다고 생각했다.

-강지영씨가 6회 동안이나 특별 출연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병원이 소재이니 게스트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누가 보기에도 아는 분들이 나와야 시선을 끈다. 캐스팅 디렉터에 힘좀 써달라고 했는데 '강지영씨 어때요' 라고 하더라. 일본 연기 경력이 있어서 의심은 없었다. 이 캐릭터는 의료사고와 연결되면서 인물들에게 트리거 역할을 해야돼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캐릭터 설명을 다 하자 강지영씨가 눈물을 흘렸다. '이게 눈물이 나요?'라고 물어보니 언니가 직전에 출산하고 육아를 하고 있어서 대입해서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 우울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강지영씨가 너무 잘 해주셨다. 덕분에 차정숙이 일본에서 1등하고 있다.

-크론병을 유전병으로 묘사한 부분에 대한 영상 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크론병 부분은 솔직히 아차 싶었다. 7회에서 연출자 입장에서는 인물이 이렇게 고통스러워서 옥상까지 간다는 내용이다. 딸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남자친구에게 감정적으로 아무 말이나 뱉는다. 일이 일어나고 나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과문을 내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전처럼 방송사 소속 직원으로서 PD가 사과하고 편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저도 JTBC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고, 고용된 사람이어서 방송사와 이야기 해야한다. 방송사 역시도 이게 한번에 해결되는 게 아니고 재방송, 삼방송도 있고 OTT 티빙, 넷플릭스에 가는 부분들도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들이 미국 법률 계약서를 가져오면, 그거에 맞춰서 수정을 한다는 게 우리 범위를 넘어가는 일이다. 뭐 하나 잘라내서 바꾸고 자막 작업을 하는 게 복잡해졌다. 방송사와 이야기해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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