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는 지난 5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만약 당시 잡히지 않았다면 또 살인을 했을까"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그 대목은 굉장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라고 답한 뒤 이같이 분석했다. 연쇄 살인마처럼 움직였을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피해자인 척 지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교수는 "정유정이 피해자의 물건인 휴대폰이나 주민등록증을 챙겼다. 피해자가 혼자 사는 여자였고, 지금은 일단 집이 빈 상태"라며 "그런 점을 볼 때 아마 검거되지 않았으면 (정유정이) 그 피해자인 양 일정 부분 그 집에서 생활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본인이 평상시에 동경하던 그런 대상을 굳이 찾아서 피해자로 물색을 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 사람(정유정)이 선택한 피해자는 영어 선생님, 그것도 일류대를 나온 영어 선생님이었다"라며 "그것은 어쩌면 자기가 되고 싶었던 모습일 수도 있기에 동경의 대상을 피해자로 선택을 했고 그 사람을 마지막까지 기망하기 위해서 교복까지 중고로 사다가 입고 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복은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유발하는 의복이다. 혈흔 같은 게 쉽게 묻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유용하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은 이 사람의 욕구와 상당히 밀접히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평소 피해자와 같은 상대를 동경했기에 잡히지 않았다면 그 사람 행세를 하면서 그 집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금정구에 있는 A씨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범행 이틀 전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혼자 사는 A씨에게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는 이유로 접근한 뒤 당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A씨의 집을 찾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유정은 "TV에서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보며 실제로 살인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보강 수사 차원에서 진행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서는 정상인 범주를 넘어선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