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니 119 부르지 마라" 말 들은 안경점 주인의 행동

입력 2023.06.05 07:01수정 2023.06.05 13:27
"돈 없으니 119 부르지 마라" 말 들은 안경점 주인의 행동
쓰러진 노인에게 병원비를 건네는 안경사 / JTBC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상가 안에서 쓰러져 주저앉은 노인에게 한 안경사가 병원비를 건넨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이 노인은 "돈이 없으니 119를 부르지 말아 달라"라며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슴 통증에 쓰러진 노인 "돈 없으니 119 부르지 말라"

5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 반태훈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충현동의 상가 입구에서 가슴 통증을 느껴 쓰러졌다.

반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몸에서 이상 증상이 왔다”라며 “심장이 막 쿵쾅거리고 경련이 일어나면서 가슴은 막 조이고 속이 니글니글하면서 머리가 팽팽 돌았다”라고 회상했다.

반씨는 잠시 뒤 일어났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해 다시 주저앉아 눈을 감은 채 한참을 앉아있었다. 상가를 드나드는 시민들이 모두 그를 보고도 지나쳤다. 그러나 상가 안경점 사장 김모씨는 이 모습을 보고 곧바로 반씨에게 다가가 의식을 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다.

그러자 반씨는 "나는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다"라며 걱정했다. 반씨는 기초생활수급 독거 노인이었다.

"돈 없으니 119 부르지 마라" 말 들은 안경점 주인의 행동
쓰러졌던 노인 반태훈씨 / JTBC 보도화면 갈무리
상가 안경점 사장 "사람이 목숨이 중요하죠".. 돈 나눠줘

이 말을 듣고 안경점으로 돌아간 김씨는 20만원을 들고 나와 반씨에게 건넸다. 김씨는 "사람이 돈이 문제인가요, 목숨이 중요하죠. 이 돈 안 갚아도 되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씨는 덕분에 제때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반씨는 이후 김씨를 찾아 "고마운 분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겨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라며 "쓰러졌을 때 어느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는데 달려와 나를 살려준 은인을 만나니 자꾸 눈물이 난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으며 어느 누구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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