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강정태 기자 =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한 유튜버가 가해 남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 남성에 대해 신상공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개인정보 유포에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사고를 다루는 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지난 2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A씨(30대)의 신상정보가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카라큘라가 공개한 약 9분가량의 영상에는 A씨의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 키, 혈액형, 전과기록 등이 상세하게 공개됐다. 사건 피해자의 인터뷰 영상도 함께 담겼다.
카라큘라는 신상공개 이유에 대해 “국가기관도 아닌 한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마땅한가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해자 신상을 무단 공개할 경우 저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극악무도한 범행을 벌인 가해자에게 저 역시나 평생 보복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도를 넘는 사적 제재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이 놓친 가해자 신상 공개를 피해자가 적극 원하고 있다”며 “또 가해자의 보복 범죄 두려움에 떨고 있는 피해자 모습에, 유튜버인 제가 고통을 분담할 방법은 가해자 신상 공개란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B씨는 이 영상 속 인터뷰를 통해 “가해자 신상 공개에 대해 경찰서에 청원을 넣었다”며 “이미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돼 권한이 없다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검찰 쪽에 다시 청원을 넣었더니 ‘지금은 2심 재판 중이라 안 된다’고 했다”며 “제가 가해자 신상을 지금 모르는 상태도 아니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고자 신상 공개를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계속 합법적인 절차로 가해자 신상이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근데 계속 거절을 당하니까 ‘내가 복수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카라큘라는 A씨의 전과 기록도 언급하면서 “고등법원까지 올라가 판결을 받은 사건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범죄자는 사회에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과 18범의 범행을 지속할 때까지 사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피의자를 교화하겠다고 법에 양형을 적용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영상 게재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신상공개에 대한 응원도 있지만,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찰과 검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나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인권 보호 차원에서 신상 공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면밀히 살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이런 점에서 카라큘라가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점은 불법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카라큘라는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유튜브 측에서 48시간 이내에 영상을 수정하거나 내리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이메일(전자우편)을 보내왔다”며 “영상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부산에서 30대 남성 A씨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발로 폭행한 사건이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A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해 징역 3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