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명물 백조를..." 뉴욕 10대들의 '기막힌 기행'

입력 2023.06.02 06:46수정 2023.06.02 09:16
"마을 명물 백조를..." 뉴욕 10대들의 '기막힌 기행'
뉴욕에서 촬영된 백조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주의 한 마을에서 명물로 여겨지던 백조가 10대들에 의해 잡아먹히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방송매체 ABC, CBS 등은 지난달 27일 뉴욕주 오논다코 카운티에 있는 맨리어스 마을에서 암컷 백조 '페이'가 10대들에게 사냥 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경 뉴욕 시러큐스 출신의 청소년 3명(각 18, 17, 16세)이 연못에 있던 페이를 포획해 죽인 뒤, 집으로 가져가 친지들과 함께 먹었다.

페이는 10여년 전부터 맨리어스에 안식처를 둔 백조다. 이곳에서 수컷 '매니'와 짝을 이룬 뒤 매년 봄 새끼 백조를 낳아왔다. 이 덕에 마을 마스코트로도 사랑받았다.

마을에는 페이 외에도 많은 백조들이 오랫동안 서식해 왔으며, 마을 로고에도 백조가 그려져 있을 정도로 상징적 동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마을에서는 종종 티셔츠나 모자에 백조 그림이 그려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맨리어스 경찰은 "이들은 굶주려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라며 "페이를 '큰 오리'라고 생각하고, 사냥을 하고 싶어서 죽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백조 사냥이 합법이다. 하지만, ABC 방송은 뉴욕주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10대는 페이를 사냥한 뒤 페이의 새끼 4마리도 함께 잡아갔다. 다만, 먹지는 않았다. 당국은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새끼 백조 4마리를 모두 무사히 회수했다고 전했다.

페이의 짝 매니도 무사하지만, 수컷 백조는 짝을 잃을 경우 흉포해질 위험이 있어 원래 있던 연못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시장은 설명했다. 매니와 새끼들은 전문가 보호를 받은 뒤 다른 서식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현지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들 10대 3명을 절도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이중 미성년자 두 명은 부모에게 인계됐으며, 18세는 법적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10대들이 마을에서 페이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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