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그룹 엑소 멤버 백현(본명 변백현), 시우민(본명 김민석), 첸(본명 김종대)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간의 전속계약 분쟁이 일어난 가운데,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M은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도 갈등을 빚게 됐다.
1일 백현, 시우민, 첸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의 이재학 변호사가 공식 자료를 내고 제기한 SM과의 갈등의 첫 번째 쟁점은 객관적 증빙 없는 정산이다.
이재학 변호사는 "백현, 시우민, 첸은 지난 3월21일부터 최근까지 SM에 모두 7차례에 걸쳐 내용증명을 발송하였으며, 이를 통해 투명한 정산자료 및 정산 근거의 사본을 거듭 요청한 바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SM은 끝내 자료 사본을 제공할 수 없다는 부당한 입장을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SM이 자료 제공 의무를 불이행함에 따라 기존 전속계약에 대해서는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라며 "아티스트들은 6월1일 자로 기존 전속계약을 해지함을 SM에 대해 통보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SM 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엑소는 당사의 소중한 아티스트로, 기존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는 기간에도 당사는 두 차례나 아티스트의 정산 요율을 인상했다"라며 "아티스트는 언제든지 정산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 하에 수년간 정산을 해오고 있었으며, 그렇게 이루어진 그간의 정산 과정 중 아무런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M은 세 사람이 문제 삼은 정산 과정의 불투명성에 대해 "정산자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아티스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매월 정산을 진행했고, 자료 역시 상시 열람이 가능했다고 얘기했다. 또한 SM은 "변백현, 김종대, 김민석 등 3인의 대리인은 언제든 열람이 가능한 정산 자료임에도 다른 목적을 위해 '사본' 제공을 요구하면서 해지 사유로 몰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두 번째 쟁점은 부당한 장기간의 계약이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이재학 변호사는 "기존에 아티스트들은 SM과 사이에 12년에서 13년이 넘는 전속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라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인(가수중심) 표준전속계약서에서 계약기간 7년을 기준으로 정한 것과도 너무나 차이가 크고, 최소한의 합리적인 정도를 초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SM은 위와 같이 12년 내지 13년의 전속계약 체결기간도 모자라, 아티스트들에게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하여 각각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후속 전속계약서 날인 과정에서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없다고 사견을 밝혔다.
하지만 SM 측은 "당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 및 권고하고 있는 표준전속계약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라며 "이는 엑소 전 멤버 황즈타오가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의 소에서 대법원에 의하여 그 유효성 및 정당성을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12월30일자로 체결한 신규 전속계약의 경우, 멤버 측 대형 로펌 변호사와 함께 세부 조항까지 협의해 완료한 계약이라며 "특히 2022년 11월 중순부터 약 한달 간은 멤버 측 대리인과 총 8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주고 받으며, 전속계약서 조항상 상당히 세밀한 단어 하나 하나까지도 협의를 완료한 것"이라고 주장을 냈다.
이처럼 백현, 시우민, 첸과 SM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SM 측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이번 갈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SM은 이번 갈등의 배경에 아티스트를 흔들고 있는 외부세력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주장하면서 "당사는 아티스트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하여 합의서를 체결하고자 했고, 대신 전속계약에 위반되는 이중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그러자 당초 먼저 합의서를 체결하자던 아티스트의 대리인은, 태도를 바꾸어 합의서 체결을 위한 논의를 중단하고 이중계약 여부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당사에 통보한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SM 측이 해당 문제와 관련해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SM의 입장문에서 등장한 외부 세력을 빅플래닛메이드엔터라고 자체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측은 SM의 내용증명 발송과 관련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보도에 언급된 아티스트들과 만난 적도 없고, 그 어떠한 전속 계약에 관한 논의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사는 최근 SM으로부터 대표이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받은 것은 맞으며, 타 엔터사의 내부 계약 상황을 관련 없는 본사와 결부시킨 의도가 무엇인지 유감을 표하며, 계속 이와같이 주장할 시에는 강경하게 법적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백현, 시우민, 첸과 SM 갈등 상황에 빅플래닛메이드엔터까지 소환된 상황. 과연 향후 해당 건의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