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스티커' 붙인 트럭은 프리패스?...태국 경찰의 은밀한 수법 보니

입력 2023.06.01 15:06수정 2023.06.01 17:05
'이 스티커' 붙인 트럭은 프리패스?...태국 경찰의 은밀한 수법 보니
뇌물 지급 표시 스티커/사진=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태국 경찰이 과적 차량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뇌물을 제공한 차량 운전자에 뇌물 지급 표시 스티커를 제공했고, 해당 차량들은 과적 단속을 무사히 통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담롱삭 끼띠프라팟 경찰청장은 "경찰에 뇌물을 줬음을 은밀히 알리는 스티커를 붙이고 고속도로를 불법으로 운행하며 단속을 피한 트럭들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과적 단속 비리는 개혁 성향 전진당(MFP)의 위롯 라카나아디손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위롯 의원은 "특수한 스티커를 부착한 과적 트럭의 운전자는 체포되지 않고, 과적 단속을 위한 도로 계량대에 정차하지 않아도 됐다"며 "스티커는 토끼와 웃는 태양, 쿵푸 판다 모양 등 종류가 다양하며, 한 달에 수천 밧(1000밧=약 3만8000원)을 내면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투명하게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고속도로 경찰국장 등을 전보조치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담롱삭 경찰청장은 "'뇌물 지급' 스티커가 오랜 기간 존재해왔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모든 기관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 관련된 경찰 등 공무원은 징계와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올해 79명이 관련 비리로 해고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국 경찰은 그동안 각종 비리와 부패가 연이어 발각돼 질타를 받아왔다. 앞서 뇌물을 받고 불법 온라인 도박 중국 범죄자 불법체류를 도와 논란이 된 바 있으며, 불법 전자담배를 소지하고 있다며 태국 여행 중인 대만 여배우를 경찰이 붙잡았다가 돈을 받고 풀어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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