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언론사 기자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2·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국내 모 언론사 기자인 A씨는 피해자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2020년 1월 국회의사당 인근 카페에서 피해자를 만나 "모 방송 총국장으로 근무했던 B씨가 국회의원을 잘 알고 있다"며 "B씨에게 5억원을 주면 무조건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와 통화하게 했으며, B씨 역시 "내가 방송 총국장도 하고 정치부장도 오래 해 정계에 아는 사람이 많다"고 범죄에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는 2차례에 걸쳐 총 5억원을 지급했으나 결과적으로 공천 대상에서 배제돼 당내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정에 선 A씨는 "피해자에게 B씨를 소개하기만 했으며 돈도 B씨에게 전달했다"며 무죄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은 A씨와 B씨가 공모한 것이라면서 "100%, 200%, 1000% 완벽하게 해놓았다"라는 등 A씨의 언행을 보면 단순 전달자로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원 후보자의 공천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나 권한도 없었다"면서 "A씨의 소개로 피해자가 현직 국회의원과 만나긴 했으나 이는 단순히 잠깐 인사를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5억원의 편취액 중 A씨가 실제 3억5000만원을 취득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요청하고 피해변제를 위해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