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이 영어를 못하는 중국인을 조롱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캐세이퍼시픽 측은 이틀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세 차례나 공식 사과하며 관련 승무원을 해고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더스탠더드 등 외신에 따르면 로널드 람 캐세이퍼시픽 CEO는 성명을 통해 “중국 본토 승객들에 대해 차별적인 발언을 한 객실승무원 3명을 해고 했다”며 “부서 간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논란은 지난 21일 운행된 CX987편에 탑승했던 승객 A씨가 승무원들이 승객을 험담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SNS에 올려 시작됐다.
승무원들의 휴식 공간 앞쪽 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A씨는 SNS에 “승무원들이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본토 승객들에 대해 험담하는 내용을 들었다”며 31초 분량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A씨는 “당시 승무원들은 담요(blanket)를 요청하면서 ‘카펫(carpet)을 달라’고 잘못 말한 승객을 비웃고 있었다”며 “영어로 담요를 말할 수 없다면 담요를 받을 수 없다. 카펫은 바닥에 깔려 있으니 눕고 싶다면 얼마든 바닥에 누울 수 있다”고 조롱했다.
이어 “승무원들은 광둥화(캔토니즈)를 못 알아듣는 승객에 대해 ‘그들은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들어’라고 놀리며 영어와 광둥화로 대화했다”고 전했다. 중국 표준어는 푸퉁화(만다린)이며 남부 광둥성과 홍콩에서는 광둥화를 구사한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중국은 발칵 뒤집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