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장충체육관서 첫 월드투어 '우리' 포문
강렬한 밴드 사운드에 유려하게 녹아든 고음의 팔세토
데뷔 10년차의 안정된 가창…확실한 라이브 실력

우즈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펼친 콘서트 '우리(OO-LI)'는 다방면에서 능한 그의 다부진 면모를 확인해줬다. 벌써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은 본인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버스터드(Busted)'로 문을 연 이날 공연은 흡사 록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우즈가 "제 콘서트에 사운드 때문에 오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얘기할 정도로, 2시간짜리 공연은 밴드 사운드로 꽉꽉 찼다. 강렬한 메탈 사운드와 랩 등이 녹아든 '후 노스(Who Knows)' 무대는 강력한 하드코어였다. 팬덤 '무즈'와 적극적으로 호흡한 '방아쇠'(Trigger) 무대는 여름 록페스티벌을 공연장 안으로 끌고 들어온 듯했다.
무엇보다 청춘의 에너지를 밀어붙인 곡들로 세트리스트가 구성됐는데, 그건 앉아서 만든 곡들이 아니었다.
삶에서 절박함을 경험한 아이돌은 더 빨리 성장한다. 우즈는 곡을 만들고 록 음악을 무기로 삼아도 여전히 따르는 어색한 비평과 진부한 선입견을 무대 위에서 다 삼켜버림으로써 자신이 발전해나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음악적 협업자 네이슨뿐 아니라 음악적 개성이 강한 프로듀서 밀릭(MILLIC·천승현) 등 다양한 범주의 뮤지션들과 작업한 최근 음반인 미니 5집 '우리'가 그걸 방증한다. 메탈, 개러지 같은 록 뿐만 아니라 팝, R&B 사운드 등 다양한 색깔이 실려 특정 장르로 규정하기 힘든 음반이기도 하다.
전날을 포함 2회차 공연한 이번 서울을 시작으로 마카오,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오사카, 도쿄, 방콕, 멕시코, 리마, 산티아고, 상파울루 등 전 세계 11개 도시로 이어지는 이번 월드투어는 우즈가 그간 쌓아온 뮤지션으로서 무늬를 마음껏 펼치는 자리가 될 것이다. 2018년 솔로 활동 후 처음으로 여는 월드 투어다.
물론 우즈만큼 잘하는 K팝 아이돌은 많다. 하지만 보컬 혹은 로커로서 다소 불리한 고음이라는 태생적 요소를 음악에 유연하게 녹아드는 팔세토(falsetto·가성으로 고음역을 소화하는 창법)로 청량하게 환기시키는 등 잘 단련된 모습은 매 순간을 객석에 명백하게 전달했다. '체이서' 등에서 그런 부분이 도드라졌다. 무엇보다 퍼포먼스에 치중된 최근 K팝 흐름에서 확실한 가창력까지 동반한 안정된 라이브였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솔로로 전환하면서 기존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건 쉽게 택할 수 있는 미래 중 하나다. 그런데 다소 난해할 수 있지만 본인이 사유하고 있다는 인식을 안겨준 우즈의 모습에서 더 밝은 미래를 본다.

이건 자신과 팬덤을 나와 너로 만드는 게 아닌 '우리'로 묶으는 묘수. 막판에 우즈가 '우리'의 타이틀곡 '저니'를 노래할 때 그 우리는 굳건한 울타리가 됐다. "여길 떠나 혹여 날 잃어도 / 깊은 마음속 내 작은 섬엔 / 나를 담아놓은 내가 있어." 이 확신은 노래를 듣고 있을 무즈들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이번 앨범 '우리'와 이번 콘서트 '우리'는 우즈가 톱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속한 이담(EDAM) 엔터테인먼트에 새로 둥지를 튼 이후 처음 내는 앨범·처음 여는 콘서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이담은 아이유의 데뷔 때부터 함께 해온 배종한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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