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5만원 내고 밥먹었는데.." 예식장 식대보니..

입력 2023.05.21 09:02수정 2023.05.21 10:33
"축의금 5만원 내고 밥먹었는데.." 예식장 식대보니..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추계 제54회 웨덱스코리아 웨딩박람회를 찾은 예비 부부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0.07.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결혼하는 데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니 결혼하는 사람이 없죠. 웨딩업계 가격 인상 속도 보면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는 말이 딱 맞아요."

최근 한 웨딩업계 인기 커뮤니티에 한 달 만에 모 드레스 업체 가격이 올랐다며 다른 업체 사정은 어떤지 묻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댓글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가격이 1월 계약했을 때보다 20만원 가까이 올랐다", "드레스 피팅 비용도 기본 5만원이었는데 5만5000원 달라는 곳도 있고, 하이엔드 업체는 10만원까지 부른다", "헬퍼 이모님 비용도 이젠 20만원에서 기본 25만원이 됐다" 등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격을 올리는 웨딩업계에 불만을 드러내는 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전과 후 웨딩홀 식대 가격은 두 자릿수 이상씩 상승했는데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올랐다.

11월 결혼을 앞둔 김모(35) 씨는 "결혼 준비하기 전, 안 친한 지인의 결혼식에 5만원 내고 밥 먹곤 했는데,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웬만한 웨딩홀 식대가 6만원을 훌쩍 넘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 김 씨가 알아본 서울 중구에 있는 A 웨딩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식대가 6만원이었지만, 올해 6만5000원으로 8.3% 올랐다.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지인이 식대가 저렴하다고 추천해 준 영등포구에 있는 B 웨딩홀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의 지난해 말 식대는 5만5000원이었는데 올해 10.9% 올라 6만1000원이 됐다.

식대가 저렴하면 최소 보증인원이 높았다. 김 씨가 알아본 웨딩홀 중 가장 식대가 저렴했던 서울 종로구에 있는 C 웨딩홀은 4만원대 식대로 가성비가 좋았지만, 최소 보증인원은 300명이었다.

기존에 알아봤던 웨딩홀 보증인원이 200~25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었다. 김 씨는 "식대가 저렴하면 최소 보증인원이 높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웨딩홀 뿐 아니라 스튜디오 촬영, 본식 스냅 사진과 영상 촬영 비용도 지속해서 오름세다. 가격 인상 주기가 잦아지면서 결혼식 한참 전부터 업체 예약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최근 한 웨딩 커뮤니티에 올라온 결혼식 관련 조언 글에는 "원하는 업체를 선점하기 위해 1년 반 전부터 예약하는 것도 있지만, 분기마다 가격이 오르다보니 빨리 예약하는 게 무조건 이득"이라는 내용이 있었고, 이 글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여기에 추가 비용도 큰 부담이다. 통상 웨딩 플래너 업체를 통해 '스드메'를 계약하고 내는 금액엔 스튜디오 및 스냅 촬영 원본 비용, 앨범 제작 비용, 드레스 추가 금액 등이 제외된 경우가 많아 추가금이 계속 붙을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추가금을 내다보면 수백 만원이 훌쩍 들어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남성의 소득과 혼인율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모든 연령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혼인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9년 30대 초중반(31~35세) 남성 중 소득 상위 10%는 76%가 결혼 경험이 있었지만, 하위 10%는 31%만 결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중후반(36~40세)의 경우도 상위 10%는 91%가 결혼 경험이 있지만, 소득 하위 10%는 47%만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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