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걸린 낙타 방치해 폐사 시키고 사체 먹이 준 동물원 운영자의 최후

입력 2023.05.19 16:27수정 2023.05.19 16:38
질병 걸린 낙타 방치해 폐사 시키고 사체 먹이 준 동물원 운영자의 최후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검찰이 질병에 걸린 낙타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물원 운영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2-2형사항소부(부장판사 손대식)는 19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2)씨와 동물원 법인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동물 관리하는 책임자가 질병에 걸린 낙타를 방치해 폐사시키고 그 사체를 먹이로 준 사건이다"며 1심과 같이 A씨에 대해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 동물원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을 각 구형했다.

최후 변론에서 A씨 변호인은 "자금 경색이 겹치며 전반적으로 동물원 관리가 어려워졌었고 이에 따라 동물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처음부터 어떤 의도적인 고의를 가지고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거나 동물 등록 등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 아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굉장히 깊이 반성하고 있다. 최대한 관대한 처분해 달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최후 진술에서 A씨는 "행정 낭비라든지 사회적 문란을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그때 좀 더 관리를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많이 든다. 시민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비싼 금액을 들여서 데려온 굉장히 고가의 동물들을 방치해 죽여 이렇게까지 한다는 자체가 제 스스로도 용납이 안 되는 이야기다. 상식적으로 제가 볼 때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판사님께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A씨는 2020년 2월 종양이 생긴 낙타를 치료 없이 방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방치로 폐사한 낙타를 톱으로 임의 해체한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동물원에 먹이로 제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환경부에 사육시설 등록을 하지 않고 일본원숭이, 긴팔원숭이, 그물무늬왕뱀, 미얀마왕뱀 등 국제적멸종위기종 8종을 사육한 혐의(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동물원의 생물종, 멸종위기종 및 개체 수의 목록에 따른 현황, 변경내역, 보유 생물의 반입, 반출, 증식 및 사체관리에 관한 기록을 하지 않은 혐의(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도 받았다.

앞서 1심은 "동물들의 생존과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하지 않았다"며 "피해입은 동물의 수와 피해 정도를 비춰볼 때 사안이 가볍지 않은 점,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동물원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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