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직원' 리스트 작성한 성남시 공무원들의 최후

입력 2023.05.18 16:49수정 2023.05.18 16:53
'미혼 여직원' 리스트 작성한 성남시 공무원들의 최후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경기 성남시에서 근무하는 미혼 여성 공무원 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무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부장판사 김병수)는 18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남시 공무원 A씨와 B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는 징역 6월을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업무상 권한을 남용해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다만 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이 없고 피해 여성 공무원들이 선처 탄원서를 제출해준 점 등을 감안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B씨도 "안일한 판단에 따른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A씨 등은 2019년 성남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비서실 소속 비서관 C씨가 미혼인 사실을 알고 소속 공무원 가운데 31시부터 37세까지 미혼 여성 공무원 151명의 사진과 성명, 나이 등 개인정보가 담긴 '미혼 여성공무원 명단'을 작성해 C씨에게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6월에 집행유예2년, B씨에게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자신의 업무상 권한 등을 남용해 동료 공무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해 동료 공무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과 상처 등에 비춰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과 피고인측은 양형부당의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이 사건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12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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