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살겠다"... 송도 신축 아파트서 떼로 나온 벌레의 정체

입력 2023.05.17 05:39수정 2023.05.17 09:35
"못 살겠다"... 송도 신축 아파트서 떼로 나온 벌레의 정체
지난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 A 아파트 한 입주자 집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해외에서 주로 서식하는 ‘혹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 입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시공사는 신고가 들어온 세대를 대상으로 특별 방역을 벌이고 있다.

16일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A아파트 입주자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창문틀과 붙박이장 등에서 지난달 중순 이후 혹파리의 알이나 사체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1820세대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혹파리 등 해충 관련 신고가 매일 십여건에서 백여건가량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건설사는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순차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혹파리가 나온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세대는 방역 이후에도 혹파리가 보인다며 가구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 관계자는 “방역 후에도 혹파리가 발견된 세대를 대상으로 추가 방역도 실시한다”며 “입주민의 요청이 있을 경우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 가구 안쪽에 혹파리나 알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혹파리는 중국이나 인도 등에 주로 서식하며 파리목의 혹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송도에서 혹파리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2008년께 이후 약 15년 만이다. 혹파리 떼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께 출몰한다.

2021년에는 서구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가 나왔고, 같은해 경기 김포와 화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혹파리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 발견되는 혹파리는 곰팡이나 버섯을 먹는 균식성으로 붙박이장 등 가구 자재에 알이나 유충 상태로 서식하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사이의 틈을 통해 외부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파리는 병을 옮기거나 흡혈을 하는 등 직접적인 해를 끼치진 않지만 4㎜ 내외로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갈 수도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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