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남성의 소득 불평등이 혼인율 감소·저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9년 기준 20대 중후반(26∼3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1분위)는 8%만 결혼 경험이 있었다.
반면 소득 상위 10%(10분위)는 29%가 결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초중반(31∼35세)의 소득 하위 10%는 31%, 상위 10%는 76%가 결혼 경험이 있다. 30대 중후반(36∼4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47%, 상위 10%는 91%다.
소득 수준에 따른 혼인 비율 차이는 40대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40대 초중반(41∼45세)의 소득 하위 10%는 58%, 상위 10%는 96%다. 40대 중후반(46∼50세)의 소득 하위 10%는 73%, 소득 상위 10%는 98%가 혼인을 해봤다.
고소득 남성들은 30대 후반 이후 혼인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지만, 저소득 남성들은 미혼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특히 남성 임금의 불평등도가 커지면 결혼에 필요한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남성이 늘어 결혼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낮은 혼인율의 원인을 여성이 아닌 남성의 측면에서 찾고자 했다"며 "경제력과 상관없이 젊은 남성들은 결혼을 미루는 추세가 있고, 30대 중반 이후 남성의 결혼 여부에서 일자리 안정성 및 소득의 중요성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 임금의 불평등 정도는 절대적 임금 수준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남성 혼인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소득 불평등은 사회적 이질성을 높여 응집성을 낮추고 이는 사회적 위험 수준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의 소득 불평등과 분배 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