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아내와 장모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숨을 위협한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12일 부산 영도구에 있는 장모 C씨(80대)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 둔 흉기로 C씨와 아내 B씨(50대)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B, C씨가 일정한 직업이 없던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왔다. 사건 전날 A씨는 오토바이에 물건을 실을 때 필요한 고무줄을 B씨가 버렸다는 생각에 화가 나 술을 마셨다.
A씨는 귀가한 후에도 B씨에게 욕을 하며 물건을 집어던졌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사과하며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를 복용시켜 잠을 재웠다.
다음날 A씨는 퇴근 후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은 B씨에게 전화했는데 '얼굴 보고 싶지 않다. 이대로 끝내자'는 연락을 받았다.
평소 B씨가 친정에 자주 들르는 것에 불만을 품었던 그는 C씨에게 전화를 걸어 B씨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장모의 찾아오지 말라는 말에 화가 나 흉기를 들고 C씨의 집으로 향했다.
A씨는 C씨가 문을 열어준 후 자신에게 "왜 왔냐"며 욕을 하자 B, C씨에게 모두 흉기를 휘둘렀다.
다행히 이들은 119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에 긴급 이송돼 목숨을 건졌다.
당시 술에 취했던 A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재판부는 "C씨는 이 사건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후 상당 기간 중환자실에서 입원했고, B씨도 흉기에 찔려 생명에 큰 위협을 받았다"며 "피해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욕설을 듣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살인이 미수에 그친 점과 경찰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