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소녀에게 밤새 피묻은 바닥 청소시켰다”...美 '발칵' 무슨 일?

입력 2023.05.12 07:32수정 2023.05.12 09:25
“14살 소녀에게 밤새 피묻은 바닥 청소시켰다”...美 '발칵' 무슨 일?
미국 노동부가 최근 CBS 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공개한 아동노동자들의 모습. 출처=CBS ‘60분’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미국 네브라스카주(州)의 한 도축시설에서 13~17세 아동들에게 불법으로 노동을 시킨 사실이 적발됐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 7일 CBS 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도축시설에 불법으로 고용된 아동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작은 체구의 어린 아이들이 보호복과 안전모,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하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양동이, 청소도구 등이 들려있다.

이 아이들은 야간에 JBS 도축장에서 청소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도축장은 미국 쇠고기의 5%를 생산할 만큼 규모가 큰 곳이다.

도축장 측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진행되는 청소작업을 위해 외부업체인 ‘패커스 위생서비스사(PSSI)’를 고용했다. 해당 업체는 억만장자인 스티브 슈바르츠만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블랙스톤 그룹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중학교 교사의 신고로 알려졌다. 지난해 네브래스카주 그랜드 아일랜드의 월넛 중학교 교사는 손과 무릎에 염산 화상을 입은 채 등교한 14살 소녀가 있다며 노동부에 신고했다.

노동부는 신고를 접수한 후 PSSI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PSSI는 8개 주의 13개 도축시설에서 13~17세 미성년자 102명을 고용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담당한 노동부 수사관 섀넌 리볼레도는 “밤 11시 JBS도축장 직원들이 퇴근한 뒤 PSSI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심야에 온 노동자들의 외모에 주목했다. 그들은 체구가 작았고, 어려보였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된 상태에서 피 묻은 바닥과 위험한 기계들을 닦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자신의 팀과 함께 수색영장을 받아 도축장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아동노동자들을 발견했다.

PSSI 측은 아동노동자 불법 채용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올해 초 150만 달러(약 20억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PSSI는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정기 감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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