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최근 광주의 한 무인점포 주인이 물건을 훔친 초등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인 가운데, 낱개 상품을 박스로 사며 키오스크에 정확히 개수를 입력한 어린이의 CCTV 영상이 공개돼 훈훈함을 주고 있다.
10일 MBC는 충북 충주시 호암동의 한 무인점포 점주 이우림씨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씨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 동안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유명 캐릭터 카드를 사간 아이들의 CCTV를 공개했다.
5일에 가게로 들어온 한 어린이는 캐릭터 카드 2상자, 낱개로 총 60장을 집어 들었다. 이 어린이는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고 결제하는 척하다가 '결제'가 아닌 '취소'버튼을 눌렀다. 아이는 그렇게 5만원어치의 카드를 옷에다 감추고 태연히 가게를 떠났다. 이씨는 CCTV를 확인했지만 어린아이라 신고를 하지 않았다.
다음 날인 6일, 다른 어린이 2명이 가게로 들어와 도난당했던 것과 똑같은 캐릭터 카드 1상자를 꺼내들었다. 이 카드는 보통 낱개로 팔기 때문에 상자 자체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아 상자를 통째로 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은 어제의 아이와는 달랐다. 아이는 개봉된 상자에 카드가 전부 몇 개 있는지 세어본 후 그중 한 개를 계산대로 들고 가 화면을 수십 번 터치했다. 정확히 서른 번을 눌러 계산을 마친 아이는 계산에 썼던 낱개 제품도 제자리에 돌려놨다.
당시 점포에는 함께 찾은 친구 외에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이씨는 "키오스크 열쇠를 아예 부러뜨리고 가져간 남녀 커플도 있었고, 마스크 위로 눈만 내놓고 장갑까지 끼고 훔쳐 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도난 피해에 한숨을 쉬었지만, 정직하게 계산을 하고 간 아이의 행동에 "어른들도 부끄러움을 느끼면 좋겠다"며 "인성이 그런 애는 앞으로 뭘 해도 잘할 것 같다. 오면 선물 하나 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