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면..." 30kg 이상 커지는 '파충류' 전국에 퍼졌다, 무슨 일?

입력 2023.05.11 09:35수정 2023.05.12 17:24
"물리면..." 30kg 이상 커지는 '파충류' 전국에 퍼졌다, 무슨 일?
하천에서 포획된 늑대거북. 출처=유튜브 채널 정브르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파충류 애호가들 사이에서 반려동물로 인기를 누려왔지만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늑대거북'이 우리나라 하천에 출몰했다.

파충류 애호가들이 키우다 버린 '늑대거북'

11일 파충류·희귀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 '정브르'는 하천에서 훌치기 낚시를 하던 중 늑대거북을 잡았다는 구독자의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아가 확인 후 지자체에 직접 신고해 처리했다고 밝혔다.

정브르는 "무게만 10kg가량 나갔다. 내가 본 늑대거북 중에 가장 크다"며 "얼마나 잘 먹었으면 살도 엄청나게 쪄있는 상태"라고 했다.

정브르는 서울 불광천과 제주에서 늑대거북이 출몰한 제보 영상도 함께 공개하며 '생태계 교란종'인 늑대거북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브르는 늑대거북이가 잡힌 하천을 살펴보며 늑대거북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늑대거북이 한 마리 있으면 아무도 늑대거북을 괴롭히거나 죽일 수 없다"며 "(하천변에) 올라와서 늑대거북끼리 짝짓기를 했다면 물가 근처의 땅을 굉장히 깊게 파고 들어가 산란을 한다"고 설명했다.

하천에서 출몰..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교란

이 늑대거북은 해당 지자체 환경정책과 생태교란 제거반에서 수거했다.

북미가 원산지인 늑대거북은 새끼일 때는 10cm 미만으로 작다. 귀여운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았던 이유다. 하지만 다 자라면 무게 30kg 이상에 몸집은 최대 50㎝까지 커져 가정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연못이나 하천에 유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잡식성으로 토종 생물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늑대거북'은 해외에서는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늑대거북은 물가 생물 중 악어 다음 가는 최상위 포식자다. 어류, 조류, 양서류는 물론이고 소형 포유류도 먹어치울 정도로 포식성이 강하다. 국내에는 천적이 없어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성격이 사납고 공격적이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생각하면 사람과 같이 큰 포유류도 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 이름이 '무는 거북(snapping turtle)'일 정도다.

정브르는 "하천에서 늑대거북을 발견하면 절대 가까이 가면 안 된다. 순식간에 공격을 가한다"며 "사람을 공격할 때 머리가 갑자기 확 튀어나올 수 있고 치악력이 엄청 센 편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했다.

'늑대거북'은 지난해 10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늑대거북을 키우고 있다면 지방환경청에 사육유예를 신청하거나 수거센터에 가져다줘야 한다. 거주 지역 지방환경청에 문의하면 수거센터 위치와 방법을 안내 받을 수 있다. 허가없이 함부로 유기하면 최대 2000만 원의 벌금, 2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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