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의 한 중학생들이 졸업식 이벤트로 같은 반 학생들의 급식에 변비약을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17일 A군 등 16세 남학생 2명을 상해 혐의로 가정 법원에 송치했다고 8일 MBC가 보도했다. A군 등은 지난 1월 졸업식 전날 다니던 중학교에서 반 친구들이 먹을 급식에 변비약 30알을 가루로 만들어 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급식을 먹은 3학년 한 학급 8명이 한꺼번에 복통을 호소했다. 급식의 위생 관리가 문제인 줄 알았으나, 복도 CCTV에 사건 정황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CCTV를 보면 배식 운반대가 교실 앞 복도에 놓인 직후, 한 학생이 망을 보고 다른 학생이 떡볶이에 이물질을 넣었다. 실제 떡볶이 군데군데 초록색 알갱이들이 묻어 있었고, 이것의 정체는 변비약이었다. 이에 피해 학생은 하루에 6~7차례 화장실을 갈 정도로 배탈 증세를 보였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교실에서 컵이 깨졌는데, 범인으로 지목받아 억울해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전에 "졸업식 날 설사 이벤트를 하겠다"고 예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교 측은 졸업식 당일 공개 사과하도록 했지만, 피해 학생들은 '사과가 부실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한 피해 학생은 "사과는 한마디도 안 하고, 가해 학생은 뒤에서 막 웃고 있었다"며 "그래서 저희가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MBC에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맞고소에 나섰다. 이들은 "공개 사과 도중 급식 피해 학생이 교탁을 밀어 손가락을 다쳤다", "자신들을 단체 채팅방에서 모욕했다"며 역으로 여러 차례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는 손을 놓다시피 했다고 한다. 당시 담임 교사는 학교를 옮겼고, 사건 직후 학생들도 졸업하고 떠나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 진학 전에는 사건이 발생했던 중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법으로 조사와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