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긁은 초등생 봐줬는데... 불행 자초한 무개념 엄마

입력 2023.05.08 08:47수정 2023.05.08 13:26
차 긁은 초등학생 처음엔 용서해준 차주
어머니 적반하장에 '정중히' 수리비 청구
'아우디' 긁은 초등생 봐줬는데... 불행 자초한 무개념 엄마
글쓴이 A씨가 올린 자신의 차량.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주차장에 주차해둔 고가의 외제 차에 흠집을 낸 초등학생들을 용서해줬는데 아이의 어머니가 되레 ‘우리 아이를 왜 혼냈느냐’고 따져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는 차주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해당 차량의 출고가는 약 2억50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차 관리직원한테 "좀 혼내고 보내시라" 마무리한 차주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을 올린 외제차 차주 A씨는 “잘 타지 않고 시끄러운 차다보니 사는 곳과 떨어진 유료 주차장에 월 결제를 해놓고 (차를) 보관한다”며 “관리 직원한테 전화가 왔는데 초등학생 4-5학년정도 아이들이 차를 긁었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관리 직원에게 “‘많이 긁혔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페인트 까진 건 아니고 하얀 기스들이 생겼다고 한다”며 “그냥 좀 혼내고 보내시라고 말하고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런데) 한두시간 후 쯤 관리직원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며 “도움을 요청해 현장에 가보니 관리 직원에게 혼이 난 아이의 엄마가 격분해 주차장으로 와 난리를 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우디' 긁은 초등생 봐줬는데... 불행 자초한 무개념 엄마
글쓴이 A씨가 올린 자신의 차량.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귀한 자식 네가 뭔데 혼내냐" 욕한 어머니

이에 A씨가 “타인 재산에 피해를 입혔으니 잘못된 것을 가르쳐주는 게 어른이다. 내가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준 건데 그렇게 화날 일이냐”고 하자 아이 엄마는 “차 기스 난 거 수리해주면 될 거 아니냐. 왜 내 귀한 자식한테 네가 뭔데 (혼을 내냐)”라며 욕을 했다.

결국 A씨는 “제가 차주인데 관리직원께 좀 혼내달라고 부탁 드린 거니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하고 아이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다”며 “차는 내일 입고시키고 (수리비를) 청구하도록 하겠다고 한 뒤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큰 기스는 아닌데 참 씁쓸하다. 너무 야박한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찔하다. (수리비) 팍팍 청구해서 아줌마 기도 살려주시라” “나도 애를 키우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애기 엄마가 화를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 “글쓴이분이 참 대인배시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금융치료가 답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수리비 청구했더니.. 남편이 전화해서 "한번만 봐주세요"

A씨는 이후 후속 게시글을 올려 “나는 내 시간을 매우 중요시하는 성격이라서 이유나 원인보다 결론과 해결이 우선이라 CCTV 확인도 안 했었다”며 “사고 이후 나는 가해자의 연락처만 받아왔고 따로 연락을 드리진 않았는데, 남편분에게 여러 차례 전화가 왔더라”고 진행 상황을 전했다.

아이의 아빠이자 항의 여성의 남편은 A씨에게 계속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해당 남성은 A씨에게 “어떻게 좋게 안 되겠냐” “집사람이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서 그렇다” “보험도 없고 사는 게 힘들다” “외벌이에 얼마 뒤 이사도 가야 한다” “그냥 봐주시면 안 되겠냐” “아는 광택집이 있는데 그리 가면 안되겠냐, 내가 다 수리해주겠다”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 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배우자께서 이렇게 하라고 하셔서 그대로 진행했을 뿐이다” “그렇게 우울해 보이진 않으셨고, 본인이 원하는 걸 저에게 정확히 말씀하시고 전달하셨다” “처음에는 꼬마아이와 어른인 저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랬던거지 지금은 어른과 어른의 일이니 그럴 수 없다”고 대응했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사건 접수를 했다. 그는 “정비소에서 처음 충격받았던 곳이 찍히며 찌그러진 부위가 있다고 하더라”며 “CCTV 증거 확보 관련해서 많이 알려주셔서 하지만 제가 직접 하기에는 번거롭고 모르는 게 많아서 그냥 경찰 접수 했다”고 알렸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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