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앙심을 강요해 100명 이상의 추종자들을 굶어 죽게 한 혐의를 받는 케냐의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법정에 얼굴을 드러냈다.
2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 캐피털에프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사이비 종교 지도자 폴 은텡게 매켄지는 지방 도시 말린디 법정에 출두했다. 그는 추종자들에게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어야 한다"라며 아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과 관련해 지금까지 접수된 실종자 수는 300여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관들은 매켄지가 운영해 온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천㎡)의 삼림지대에서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수색작업을 이어갔다.
현재까지 발견된 시신은 101구이며, 구출 과정에서 8명이 병원 이송 중 숨져 지금까지 사망자는 109명으로 기록됐다.
발굴된 시신 중에는 어린이가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 정부의 수석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 박사는 성인 1명과 어린이 9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대부분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2명의 어린이는 질식 징후를 보였다고 밝혀 교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케냐 정부는 이번 사건을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케냐는 기독교 신자가 85%에 달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날 매켄지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 사건에 투입된 한 수사관은 익명을 전제로 매켄지가 추종자들에게 단식 명령을 내린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매켄지가 분홍색 셔츠와 재킷을 입고 공범으로 지목된 다른 신도 8명과 함께 법정에 서 있었다고 전하고, 말린디 법원이 이 사건을 더 큰 인근 항구 도시인 몸바사로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