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3월 공개된 웹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이하 '우연시'/극본 이윤슬/연출 임현희)은 짝사랑 공략집이 절실한 이들을 위한 본격 연애 시뮬레이션 BL(Boys Love) 장르 드라마. 고등학교 졸업 후 게임회사에서 재회한 신기태(이승규 분)와 이완(이종혁 분)이 학창 시절 서툴게 매듭지은 사랑을 다시금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그렸다.
'망한' 첫사랑으로 시작해 길고 긴 짝사랑을 거쳐 마침내 서로의 마음이 통한 사랑으로 완성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특히 주연을 맡은 두 청춘배우의 호흡이 좋다. 신예 이승규와 이종혁이 싱그러운 첫사랑의 이미지는 물론, 깊은 감정 연기까지 소화하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이승규(24)는 '우연시'를 통해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처음으로 맡은 '주연'이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했고, 한 인물의 온전한 서사를 연기한다는 것 역시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자신의 모든 '시작'이 담긴 '우연시'는 두고 두고 꺼내볼 작품이 되었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감정신 연기는 어떻게 몰입했나.
▶운동장신은 욕심을 더 냈고 애드리브도 더해졌다. 완이와 실랑이를 하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 확 튀어나오더라. 기태가 7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나만의 상상으로 구성했던 것이 그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때 제가 상상한 기태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 .7년의 한을 토로하듯이 이야기를 했다.
-이종혁과 호흡은 어땠나.
▶첫날 촬영은 회사신이었고 몰아서 찍었는데 그때보다 나중에 집에서 신을 촬영할 때 더 케미가 폭발한 것 같다. (웃음) 회사에서의 차가웠던 분위기를 정리하고 완이와 가까워진 신이니까 스킨십도 있고 티키타카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어서 더 케미가 좋아진 것 같다. 첫회에 촬영한 후에 감독님과 셋이서 대본리딩을 더 했다. 현장에서 디렉팅하기 어려울 때도 있으니까 더 마주처봤다. 세 네 번 정도 더 호흡을 맞추는데, 맞출 때마다 조금씩 더 잘 맞는 것을 느꼈다. 내가 상상한 완이가 있는데 그 완이보다 더 완이처럼 해주셔서 매 신마다 고마웠다.
-호흡을 맞춘 이종혁은 어떤 배우인가.
▶지금은 정말 친해졌다. 형은 단단한 사람이고 자기 신념이 강하고 강단이 있다. 현장에서도 많이 의지했다. 연기적으로도 조언을 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더 많이 지지하게 됐다. 아무래도 형이 어른스러운 편이니까, 형 앞에서는 제가 조금 더 애처럼 구는 것도 있다. (웃음) 제가 걱정되는 장면이 있으면 형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걱정되는 장면이라면.
▶예를 들면 기태가 마지막에 우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하나,내가 할 수 있나 고민이 되더라. 형이 많이 응원해줬다. 그러다 완이를 다시 마주하고 얼굴을 보니까 저도 모르게 감정들이 올라오더라. 토닥토닥해주는 모습에 더 위로를 받았다. 그때 대본에 '어린아이처럼 엉엉 운다'라고 쓰여 있었다. 아이처럼 운다는 게 뭘까, 그게 기태와 어울릴지 고민이 됐는데 잘 맞았던 것 같다.
-최애 장면은 무엇인가.
▶도서관 앞에서 꽁냥꽁냥 장난을 치는 신이다. 만화책을 뺏어서 보는 신인데 거의 애드리브다. 감독님도 대본없이 편하게 놀아달라고 하시더라. 되게 자유롭게 편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만화책 거꾸로 들어서 (이종혁이) 바로 잡아주기도 하고. 자유롭게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 (웃음)
-기억에 남는 대사는.
▶'나야, 게임보이'다. 옥상 신에서 완이를 도발하는 대사다. 어떻게 보면 기태의 시작을 알리는 신이다. 서로 긴장된 상태로 지내다가, 기태가 던진 미끼를 완이가 확 문 중요한 신이었다.
-어떻게 배우의 길에 들어섰나.
▶어릴 때 교회에서 연극을 한 게 처음 연기를 해본 것이었다. 내가 대사를 말할 때 관객들이 집중하는 모습이 기억이 난다. 매료가 됐다. 나중에 꼭 해야지 생각했다. 집에서는 반대를 하셨다. 그 꿈을 접고 있다가 군대에 가서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뭘까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했었나 생각하는데 그때가 떠오르더라. 전역 후에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몇 살에 입대했나.
▶스물한 살이었다. 친구들이 다 가니까 나도 가야지 하고 갔는데 잘 갔다온 것 같다. 입대하고 코로나19가 시작했다. 군생활을 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전역 후에 (연기 전공) 학교에 가야 하나 싶었는데,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들어가면서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 전공은 아니고 경영학과 휴학 중이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고. 지금 가족의 반응은 어떤가.
▶연기를 하겠다고 하니 '다니던 학교나 잘 다녀라'라고 하시더라. (웃음) 반대를 하셨는데 내가 광고에도 나오고 작품에도 나오고 결과물을 보시니까 지금은 좋아하신다.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시더라. 되게 뿌듯했다. 동생이 둘인데 남동생은 좀 무미건조하다. '내 친구가 형 배우냐고 물어보는데?' 정도. (웃음) 여동생은 응원해준다. 여동생과 친하다. 서로 아껴준다. 주변에서는 친남매가 어떻게 친하냐면서 의아하다고 한다. (웃음)
-첫 주연작인 '우연시'를 선보였는데 신인배우로서 어떤 마음가짐인가.
▶'우연시'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도 하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대단히 감사하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기태가 다양한 색을 가진 인물이어서 더 연기적으로 많은 걸 해볼 수 있었다. '우연시'가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
-배우로서 가진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근거 없는 단단함? 근거 없는 자신감? (웃음) 무모한 시작이었다. 오디션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자유연기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점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있다. 감사하다.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저만의 작은 욕심인데 남자다운 액션을 해보고 싶다. 몸 쓰는 연기는 자신이 있다. 운동도 잘 하는데 유일하게 축구는 못 한다. (웃음) 저희 아버지가 공 차시는 걸 봤는데 우리 집은 축구는 아니더라. 동생도 글쎄. (웃음) 어릴 때부터 액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토이스토리' 광팬이어서 부모님이 일 나가시면 동생과 '토이스토리'를 몇번이나 봤던 기억이다 .
-연기적으로 좋은 자극을 주는 배우는 누군가.
▶조정석 선배 연기를 보면 정말 마음이 편해진다. 연극적인 표현, 그렇지 않은 연기를 자연스럽게 오고 가면서 연기를 하시는 것 같다. 빠져 들어서 본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서 '자꾸만 '소화해내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어느 한 장르에 어울리는 배우보다, 어디에 둬도 잘 소화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더 수많은 작품과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
-'우연시'는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첫 주연작이어서 내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첫 시작'으로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한, 두 신 정도 나오는 역할이어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는데, ('우연시'에서) 제가 소화하는 기태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좋았다. 이 역할을 맡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우연시' 시즌2가 나올 수 있나 .
▶아직 들은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