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배우 이순재가 66년의 연기 인생을 걷는 동안 빌딩 한 채 소유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연기 인생 도합 240여년의 배우 이순재, 신구, 박정자, 김성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최고령 배우 이순재(88)는 항상 연기 꽃길만 걸어온 게 아니라고 털어놨다.
1950년대 데뷔해 배우로 자리 잡은 그는 "당시 배우는 우리뿐만 아니라 국민의 90%가 반대하는 직종이었다"며 "우리나라는 공연 역사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부키, 중국은 경극이 있다. 우리는 20세기 초 공연 문화가 들어오면서 이 직종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50년대에 데뷔했는데 배우 인생 20년 만인 1970년대에 처음으로 돈을 받았다"며 "돈 받을 생각 하고 한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거였다. 빵 사 오는 사람도 없고, 꽃다발도 없었다. 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참 처량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젊었을 때는 신혼 때도 집에서 자는 시간이 한 달에 5번도 안 됐다. 주·야로 20시간씩 영화를 찍었다. 영화 5~6개를 한꺼번에 계약했다. 한창 바쁠 때는 하루에 영화 4편을 나눠 찍은 적도 있다. 그런데도 빌딩 한 채도 없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김성녀가 "선생님은 평생 쉬지 않고 일하셨는데 돈이 다 어디로 갔냐"고 궁금해하자, 이순재는 "돈 없어. 우리는 돈이랑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몇 푼짜리 받으려고 그림 그리는 화가가 어디 있냐. 그건 장사꾼이지. 그냥 하는 거다. 우리는 작품이 좋으면 무료로도 할 수 있다"며 예술가는 돈으로 평가받지 않는다는 소신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