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만에 시청률 10% 돌파…'닥터 차정숙', 이유 있는 흥행

입력 2023.04.29 07:00수정 2023.04.29 07:00
4회 만에 시청률 10% 돌파…'닥터 차정숙', 이유 있는 흥행 [N초점]
JTBC '닥터 차정숙'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닥터 차정숙'의 인기가 심상찮다. 첫 방송 후 입소문을 탄 드라마는 2주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일 처음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 김정욱)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작품으로, '메디컬 드라마'의 탈을 쓴 '경력단절 아줌마의 성장 드라마'를 표방한다.

의대를 졸업했지만 육아라는 산을 넘지 못하고 전업주부가 된 주인공 차정숙은 시모를 모시고,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는 '현모양처'로 살아간다. 비록 본인의 옷 한 벌 마음대로 사지 못하는 처지이지만, 좋은 집에서 가족들과 화목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낸다. 하지만 간 이식 수술이라는 인생의 고비를 만난 그는 그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뒤, 잊고 있던 의사의 꿈을 다시 키워가기로 마음먹는다.

전업주부가 현실에 치여 꿈을 잊고 살다가, 어떤 계기로 각성하고 제2의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봐왔던 '클리셰'다. '닥터 차정숙'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닥터 차정숙'은 신선하지 않지만, 제작진 역시 애써 이야기를 차별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드라마는 '주부의 좌충우돌 성장기' 큰 줄기로 하되 이를 위트 있게 풀어가며 '닥터 차정숙'만의 색을 보여준다.

초반 '닥터 차정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공감'과 '코믹'이다. 1~2회에서는 누군가의 아내, 엄마, 며느리로만 살아왔던 차정숙이 20년 만에 자신에게 집중해 새롭게 도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업주부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자신이 없는 삶', 위기를 계기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깨닫는 과정, 과감한 도전 등을 그린 '현실 주부' 차정숙의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무거운 상황도 코믹하게 그리는 특유의 전개 방식은 '닥터 차정숙'의 강점이다. 극 초반 답답한 면모를 보여준 차정숙은 '각성'한 뒤 180도 달라진다. 간 이식 수술 후 끝내 본인의 몸을 지킨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에게 차진 욕설을 날리는가 하면, 의사인 남편과 아들이 모두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평소 반감을 가져온 남편을 두고 '죽었다'고 말하며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차정숙, 서인호(김병철 분), 서정민(송지호 분)이 가족 관계를 숨기며 벌어지는 소소한 해프닝도 재미를 주는 요소다.

배우들의 호연은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타이틀롤 차정숙 역의 엄정화는 이 드라마에서 본인의 내공을 십분 발휘한다. 주부라는 틀에 갇혀 동동거리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자 충격을 받고 달라지는 차정숙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이후 '정숙씨의 도전기'를 유쾌하게, 때로는 찡하게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김병철의 코믹함과 로이 킴 역의 민우혁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재미를 높이며, 불륜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최승희 역의 명세빈 역시 극에 잘 녹아든다.

이러한 '닥터 차정숙'에 시청자들도 반응했다. 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했던 드라마는 2회에 7.8%로 가파르게 올랐으며, 차정숙의 우당탕탕 의국 적응기를 그린 4회는 11.2%로 시청률이 수직 상승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오를뿐만 아니라, 4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4월 3주 차 TV-OTT 통합 화제성에서도 '닥터 차정숙'은 드라마 부문 1위, 엄정화는 TV-OTT 통합 출연자 화제성 드라마 부문 정상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도 '닥터 차정숙'의 흥행은 이어질 전망이다.
4회에서 차정숙은 서인호와 의대 동기 최승희의 부적절한 관계를 눈치챈 뒤 쓰러지는 엔딩을 맞았다. 앞서 진정한 '나'를 찾기로 결심한 뒤 전업주부라는 틀을 벗어났던 차정숙은 남편의 불륜을 계기로 또 한 번 폭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간 이식 수술 계기로 친해진 동료 의사 로이 킴과도 환자와 의사 그 이상의 라포를 형성할 것이 예고된 상황. 얽히고설킨 러브라인과 '인간 차정숙'의 성장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예정이라, 향후 드라마의 성적표 역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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