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30 젊은세대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혼밥'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점심은 개인의 휴식 시간으로, 동료들과 친분을 쌓기 보다는 회사 내 감정노동을 피하고 싶다는 인식이 많았다. 여유 시간에는 수면이나 운동, 동영상 시청 등을 원했다.
■점심시간 만이라도 혼자
29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2023 직장인 점심식사 관련 인식조사'(중복 응답)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76.6%)는 점심시간을 휴식시간(쉬는 시간)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런 인식은 연령, 직급에 차이 없이 모두 높은 수준이었다.
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다음으로는 '회사 내 감정노동을 잠시라도 피하는 시간'(33%)라는 응답이 많았다. 짧은 점심시간만이라도 직장 내 상하구조와 감정소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이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시간' 32.3%,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시간' 30.1%, '개인업무를 보는 시간' 28.8%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점심시간이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응답은 22.7%에 그쳐 최하위를 나타냈다.
■2030 직장인 2명 중 1명 '혼밥'
'혼밥'하는 직장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 점심시간 혼밥을 한다는 비율은 2020년 31.8%에서 20201년 35.3%, 지난해엔 42.6%까지 상승했다.
특히 젊은세대 직장인일수록 혼자 밥을 먹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점심을 혼자 먹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50%, 30대 51.8% 등으로 2030 직장인 2명 중 1명은 '혼밥'을 선호했다. 반면 40대 38%, 50대는 31.6% 등으로 나타났다.
점심식사를 부서원들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인식도 20.3%에 그쳤다. 함께 식사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51.2%에 달했다.
직장인 절반 가량(46%)는 점심시간을 너무 짧다고 평가했다. 여유 시간이 있는 경우 주로 수면을 취하거나(57.4%), 운동(30.1%), 동영상 시청(23.8%) 등을 하고싶다고 응답했다. 2030 젊은세대나, 사원·대리직급 직장인들은 휴식을 취하고 싶은 니즈가 특히 높았다.
■밥 먹고 커피 한 잔도 부담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많았다. 특히 간편식으로 점심을 때우거나(43.5%)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32.6%)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커피 등 후식을 자제한다는 응답(30.7%)도 많았다. 점심값으로는 기본 8000~9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김밥·김치찌개·칼국수 등 대표적인 점심 메뉴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짜장면·칼국수·냉면·삼겹살 등 대표적인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지난달 같은 달보다 최고 16% 가량 뛰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짜장면으로, 지난 3월 서울 지역의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6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가격(5846원)보다 16.31% 상승했다.
대표적 서민 식품인 김밥은 지난해 한 줄당 2831원에서 지난달 3123원으로 올라 어느덧 3000원대를 돌파했다. 냉면 1인분도 지난달 1만692원으로 전년보다 7.3% 올라 1만원을 넘겼다.
이외 △비빔밥 1만192원(전년 대비 8.6%↑) △김치찌개 7692원(7.5%↑) △칼국수 8731원(7.6%↑) 등의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줄줄이 상승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