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6천도 싫다" 시골에 의사가 없다

입력 2023.04.28 07:25수정 2023.04.28 13:41
산청군, 내과 전문의 1년 만에 겨우 채용
주변인과 상의한 의사, 막판에 근무 포기
"연봉 3억 6천도 싫다" 시골에 의사가 없다
산청군보건의료원 전경(산청군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연봉 3억6000만원에 4차례 공모를 통해 채용이 확정된 경남 산청군보건의료원 내과 전문의가 막판에 마음을 바꿔 근무를 포기했다.

27일 산청군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내과 전문의 채용이 확정된 60대 A씨는 군수 면담까지 갖고 근무를 결정했지만 갑자기 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주변 지인들과 상의해 근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청군보건의료원은 지난해 4월 내과 공중의가 전역한 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과 전문의 채용공고를 했다. 하지만 1∼2차 공고에서는 지원자가 없었으며 3차 공고에서 3명이 지원했지만, 적격자가 없어 채용되지 않았다. 1년 가까이 공석을 이어오던 내과 전문의 자리는 4차 모집 공고 끝에 A씨가 뽑히면서 채워질 듯 했다. A씨는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개인 신변 정리 후 5월 중 내과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A씨가 채용을 포기하면서 산청군은 다시 의사 모시기에 나서게 됐다.

"연봉 3억 6천도 싫다" 시골에 의사가 없다
[산청군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연봉은 3억6000만원, 근무 기간은 2년 계약이며 연장할 수 있다.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로 업무는 외래·입원 환자 진료, 기타 채용자가 지정하는 업무, 일반진료와 건강상담이다.

그동안 의료원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종합병원급 진료와 입원 치료가 가능한 곳이지만 내과 전문의가 없어 진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내과 진료가 제한적이고 전문적인 진료는 할 수 없었다.

현재 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과, 일반의, 치과, 한방과 전문의 의료원장과 공중보건의 등 9명이 진료를 보고 있다.
이들은 감기 등 가벼운 진료는 볼 수 있지만 인슐린 처방 등의 전문적인 진료는 불가능하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근에 있는 진주 경상국립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1주일에 1차례 전문적인 내과 진료 지원을 받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해당 전문의는 주변인들과 얘기를 나눈 뒤 근무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라며 "5차 채용 공고를 내고 새 전문의를 뽑겠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