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에 이어 출산율이 두 번째로 낮은 이탈리아가 자녀가 둘 이상인 부모는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 낮은 이탈리아 '파격 대책'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폴리오에 따르면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은 '자녀가 있는 사람에게는 세금이 없다'는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이 방안을 며칠 안에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녀가 많으면 세금을 그만큼 깎아주는 제도는 이미 세계의 여러 저출산 국가에서 시행된 바 있으나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은 아예 세금을 물리지 않는 방안은 파격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 부처 중 하나인 '비즈니스 및 메이드 인 이탈리아' 마시모 비톤치 담당 차관은 "경제재정부 장관의 제안은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부양 자녀가 한 명 이상인 가정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어떻게 세금을 감면할지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조르제티 장관의 아이디어는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 1.24명
한편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지난해 신생아 수가 39만2600명으로 1861년 통일 국가 출범 이후 역대 처음으로 40만명 미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연간 신생아 수는 2009년부터 14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 총인구는 전년보다 17만9000명 감소해 5885만명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2020년 기준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출산율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저출산 문제를 시급한 국정 과제로 여기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전날 "부양해야 할 인구는 점점 더 많아지지만, 일하는 인구는 점점 더 줄고 있다"며 "정부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결연한 각오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