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더 글로리' 표예림, 가해자에 "왜 때렸냐?" 묻자...황당 변명

입력 2023.04.20 07:22수정 2023.04.20 14:27
가해자 중 한명이 연락 "잘 기억나지 않아"
국회 청원 5만명 달성…위원회 회부 예정
현실판 '더 글로리' 표예림, 가해자에 "왜 때렸냐?" 묻자...황당 변명
지난 18일, 표예림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표예림'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방송에 출연해 12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표예림씨(28)가 가해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표씨가 제기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국회 회부 기준인 5만명을 달성했다.

표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가해자에게 연락이 온 건 3월 28일 저녁이었다"라면서 "학급 과반수가 나의 가해자이기 때문에 진술서에 나와 있는 17명을 제외한 나머지 가해자도 있다. 이번에 전화한 가해자는 진술서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땐 나도 어렸다, 철 없어서"...현실판 '더 글로리'

이어 표씨는 가해자 A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는 "솔직히 네게 했던 짓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조금 심했던 건 기억한다.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표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난 세세하게 기억한다. 방과 후 수업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네가 사람이냐"라고 물었다.

A씨는 "기억이 안 난다"라며 회피하다가 "그때는 나도 어렸다. 철없을 때였지 않냐"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표씨는 "철없으면 그래도 되나. 그때는 맞으면 아픈 것도 모르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표씨가 마지막으로 "그때 왜 때렸냐"라고 묻자, A씨는 "나도 모른다"라며 말을 흐렸다.

표씨는 녹취 파일 재생이 종료된 후 "어떤가. 이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모습이라고 생각되나. 아무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할 수 있는 건 청원밖에 없다. 세상이 바뀌어야 저 아이들이 진심으로 내게 미안하다고 얘기할 것"이라면서 "부디 귀찮다고 넘기지 마시고, 3분만 시간을 내서 의견을 내 달라"라고 호소했다.

12년간 당한 학폭...국회 국민동의 청원 100% 달성

표씨는 지난 3월 10일 '12년간 당한 학교폭력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했다. 청원에서 표씨는 “법이 정한 공소시효 10년이 사라질 수 있게 해달라”라며 “폭력에 노출된 채 성인이 됐을 때 공소시효가 피해자 앞길을 막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에 접수된다. 표씨가 제기한 청원은 지난 19일 오전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위원회 회부 기준 동의 수 100%를 달성한 채 종료됐다.

최근 '표예림동창생'이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가해자 4명의 신상을 공개한 영상의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신상이 공개된 가해자 중 1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용실 '에이바 헤어'는 지난 18일 관련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에이바 헤어는 본 사건을 인지하고 확인한 즉시 학폭 가해자로 명명된 직원을 계약 해지 조치했다.

한편 표씨는 지난 3월 초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자신의 학교폭력 피해를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면서 폭행과 괴롭힘을 당하고 그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밝혔다.

표씨의 동창생들은 표씨가 당했던 학교폭력에 대해 진술서를 써주기도 했다. 한 동창생은 “화장실에서 가해자 친구가 예림이 머리채를 화장실 변기통에 집어넣는 장면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동창생은 “목베개 쿠션 안에 있는 알갱이를 터뜨려서 예림이 머리 위에 뿌렸고, 알갱이가 더 달라붙으라고 물까지 뿌렸다”라고 폭로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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