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안 샀지"...또 차값 내린 테슬라에 시장 반응이

입력 2023.04.20 03:48수정 2023.04.20 09:10
[파이낸셜뉴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샀지"...또 차값 내린 테슬라에 시장 반응이
테슬라가 19일(현지시간)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국에서 차 값을 또 내렸다.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 교외의 테슬라 매장 주차장에 2018년 4월 15일 팔리지 않은 모델X가 주차돼 있다. AP연합


테슬라가 6번째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뒤 1·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테슬라는 간 밤에 차 값을 내렸다.

미국에서만 4번째 가격 인하다.

테슬라 베스트셀러 모델인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는 3가지 버전 모두가 각각 3000달러 가격이 내렸다.

또 보급형 세단인 모델3도 2000달러를 내렸다.

모델3 일부 옵션 차 값은 대당 7500달러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인 5만5000달러를 넘겼지만 이번 차 값 인하 덕에 세금환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테슬라는 오후장에서 전일비 1.46달러(0.79%) 내린 182.8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두배 가까운 폭등세를 보였던 주가는 이제 상승률을 50% 수준으로 좁힌 상태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가격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 차 값을 14~25% 낮췄다.

차 값 인하 여력은 높은 마진에서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영업마진은 자동차 업체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6.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포드자동차는 4%, 제너럴모터스(GM)는 6.6% 수준에 그쳤다.

테슬라 차 값은 거듭된 인하 움직임 속에 영업마진이 12.1%였던 2021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 때문에 1·4분기 영업마진은 당시 수준으로 하락했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는 생산의 거의 두배에 이르는 주문이 몰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고는 점점 늘어난다는 분석이 많다.

1·4분기 중에 생산했지만 고객들에게 인도하지 못한 자동차 규모가 1만8000대에 이른다. 재고가 없어 못 판다는 머스크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재고가 서서히 늘기 시작하자 테슬라가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가 추가 가격 인하 없이는 지금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적발표 자리에서 머스크에게 수요둔화 우려를 제기했다가 ‘멍청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번스타인리서치의 유명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최근 분석노트에서 “테슬라가 주문 뒤 인도까지 대기 시간이 가장 긴 모델 가격까지 낮추고 있다는 사실은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테슬라는 올해 출하 규모 목표를 지난해보다 37% 많은 180만대로 잡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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