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1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 장영석)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지난 2021년 방송된 시즌 1에 이어 올해 방송된 시즌 2에서도 김도기가 갱생 불가인 빌런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덕분에 '모범택시2'는 최종회에서 시즌1, 2 통틀어 자체 최고 시청률인 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신재하는 '모범택시2'의 '메인 빌런'인 온하준으로 열연했다. 온하준은 어리숙한 모습으로 무지개 운수 사람들에게 접근해 한 팀이 되지만, 이면에는 잔인한 얼굴을 가진 악인. 온하준의 정체를 알아챈 김도기와 대립하는 그는 극악무도한 모습을 드러내며 보는 이들을 소름까치게 했다. 신재하는 순진함을 연기하지만 실상은 냉혹하고 가차 없는 빌런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 극 몰입도를 높였다.
군 전역 후 tvN '일타 스캔들'과 SBS '모범택시2'를 통해 연이어 시청자를 만난 그는 두 작품 모두 흥행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30대에 쓸 운을 다 썼나 싶다"라며 웃은 그는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고 더 열심히 작품을 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 배우를 하며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말하기도 했다. 열정 많은 배우 신재하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모범택시2' 팀 호흡이 좋은 이유가, 나 혼자 연기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과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하는 게 있다. 제훈이 형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면으로 현장을 이끌어가는데, 연기할 때는 상대방이 확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김도기가 납치된 안고은을 구하고 온하준을 보는데 '야 너 또 당한 거야'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라. 근데 그 표정을 보고 진짜 열이 받아서 난리를 치며 연기했다. 촬영이 끝나고 형에게 진짜 감사하다고 했다. 엔딩 장면을 찍으면서도 제훈이 형의 눈빛에 위로를 받았다. 김의성 선배님은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와서 장난도 쳐주시고 유쾌하시다. 또 연기를 할 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크게 주신다. 예진 누나, 혁진 선배, 유람 선배는 이전에도 같이 작품을 했던 분들이라 너무 편했다.
-극 중 액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촬영 전에 액션스쿨에 가서 계속 트레이닝받았다. 블랙썬 에피소드 액션 장면도 6시간 전에 가서 계속 연습하고 촬영을 했다. 16부 엔딩에 도기와 하준의 액션신도 있는데 숨도 안 쉬고 액션을 이어서 하면 3분 가까이 나오더라. 그 장면은 진짜 연습을 많이 했다. 오후 2시부터 연습을 해서 해 떨어지고 촬영을 할 정도였다. 제훈이 형도 나도 엄청 고생해서 다음날 죽을 것 같더라. 그래도 이번에 액션을 하면서 처음으로 재밌다는 걸 느꼈다.
-'모범택시2'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에피소드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속 시원했다' 싶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시즌2에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된 사건들과 우리 드라마 내용의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비 종교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연기를 할 때는 온하준이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니까 엄청 와닿진 않았는데, 방송으로 보니 정말 진짜 나쁜 놈이더라. 보면서 나도 충격 받았다.
-'모범택시2'는 법적 처벌과 관련 없는 사적 복수로 통쾌함을 선사한다. 시청자들이 이런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나도 시청자로서 시즌1을 재미있게 봤다. '통쾌하다'라는 말이 잘 어울렸는데, 이번에도 그런 게 아닐까. 사실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쉽사리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나. 그런 사소한 것들이 쌓인 분이 많으실 텐데, '모범택시2'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해서 감정적으로 대리만족하신 게 아닐까 한다.
-군 제대 후 연이어 한 두 작품이 모두 잘 됐다.
▶30대에 쓸 운을 다 썼나 싶었다.(웃음) 정말 둘 다 말도 안 되게 잘되지 않았나. 너무 행복한데 한편으로는 '언제 또 이런 작품을 만날까' 싶어 겁나기도 한다. 작품이 잘되기도 했지만 둘 다 너무 즐겁게 일해 더 감사한 시간이었다. 지금도 동료들, 스태프들 다 보고 싶다.
-연이어 히트작을 만나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겠다.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런 작품, 이런 캐릭터를 해야 해'에 대한 고민은 안 한다. 사실 어떤 걸 연기해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지 그런 기준을 모르겠다. 그래서 회사에 의지를 하고, 같이 고민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또 아직 내가 캐릭터를 고르면서 부담감을 느낄 '짬'은 아니다.(웃음) 끌리는 걸 하는 게 좋다. 다만 꾸준히 해보고 싶은 장르는 사극이다. 칼로 하는 액션을 해보고 싶다.
-전도연, 정경호, 이제훈 등 베테랑들과 함께 일하며 보고 배운 점도 많았겠다.
▶현장에서의 애티튜드, 연기하는 순간의 집중력, 상대방과 대사를 주고받으며 호흡을 끌고 가는 노하우 등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보면서 너무 부러웠고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시지?'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누군가 따라 하고 싶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일타 스캔들'과 '모범택시2'를 하며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 경호형한테는 실제로 '어떻게 그렇게 익살스러운데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해요?'라고 물어봤다. 근데 형은 그런 걸 부끄러워해서 '미쳤나 봐!'하고 말긴 했지만.(웃음) 그 정도로 너무 좋았고 많이 배웠다. 경호형, 제훈이형과는 10살 정도, 전도연 선배님과는 20살 정도 차이가 나는데, 현장에서 10년 뒤에는 경호형과 제훈이형만큼, 20년 뒤에는 전도연 선배님만큼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올해를 기분 좋게 열었는데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됐는데, 처음으로 일하면서 온전히 행복하다. 올해에는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고 그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 배우로든, 한 사람으로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한 해를 보내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