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지난 15일 와카야마현 중의원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대상으로 한 폭발물 투척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일본 경찰은 20대 남성 용의자인 기무라 유지(24)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부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카야마현 경찰은 '위력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기무라가 거주하는 효고현 가와니시시 자택을 수사했다.
가와니시는 오사카 북부에 있는 도시이다. 사건이 발생한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시장까지 차량으로 1시간 30분 가량 떨어져 있다.
와카야마현 경찰은 전날 용의자가 던진 은색 통 형태의 폭발물과 형태가 매우 흡사한 또 다른 물체를 사건 현장에서 확보했다.
기무라는 전날 오전 11시 30분께 연설을 준비 중이던 기시다 총리 쪽으로 통 모양의 폭발물을 던졌고, 곧바로 주변 사람들에 의해 제압됐다. 폭발물은 투척 시점에서 약 50초가량 지난 뒤 폭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통이 근처로 날아오자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피신해 다치지 않았다.
기무라는 제압당할 당시 총리에 대해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고, 체포된 후에도 "변호사가 오면 이야기하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5년 전쯤 현재 거주하는 주택으로 이사했으며, 지역 주민들은 조용한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기무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급생은 요미우리신문에 "초등학생 때는 밝고 리더십이 있었는데, 중학생이 되더니 갑자기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범행 동기에 대해 기무라가 지난해 9월 24일 가와니시 시의회가 개최한 시정보고회에 참가해 시의원 급여 등을 질문하는 등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기무라가 던진 은색 통은 '쇠파이프 폭탄'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통에 발화장치를 넣은 쇠파이프 폭탄은 인터넷을 참고하면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폭발음이 난 뒤에 하얀 연기가 확산한 것을 보면 흑색 화약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에서 판매되는 농약 등을 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취재진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에서 폭력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선거 활동이 방해받지 않도록 경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한편 이번 폭발물 투척 사건으로 인해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7월 유세 중 피살된 직후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둔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