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동 감독 "'유튜브계 봉준호' 목표…방송 욕심은 없어" ②

입력 2023.04.12 11:30수정 2023.04.12 11:30
이태동 감독 "'유튜브계 봉준호' 목표…방송 욕심은 없어" [N인터뷰]②
사진제공=3Y코퍼레이션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방송 욕심은 없어요, 회사에서 '유튜브 계 봉준호 감독'을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좋좋소' '찐따록:인간 곽준빈' 등을 연출한 이태동 감독이 향후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찐따록:인간 곽준빈'(이하 '인간 곽준빈')이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곽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총 6부작 웹드라마로 모태솔로 복학생 곽준빈을 주인공으로 하는 하이퍼리얼리즘 캠퍼스물이다. 웹드라마 '좋좋소' 이후 크리에이터 빠니보틀(본명 박재한)과 이태동 감독이 의기투합한 두 번째 작품이다.

이 감독이 빠니보틀과 함께 작업했던 '좋좋소'는 지난 2021년 공개 이후 유튜브 웹드라마에 한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소 기업에 취직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내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모았다. 총 26부작으로 이뤄진 '좋좋소'는 유튜브에서 매 에피소드 3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좋좋소'는 인기에 힘입어 웹드라마 처음으로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핑크카펫을 밟았다.

'좋좋소'의 성공을 거둔 뒤 이태동 감독이 이번에는 크리에이터 곽튜브(본명 곽준빈)을 만났다. 그렇게 탄생한 '인간 곽준빈'에는 이태동 감독, 곽준빈의 대학교 생활 경험과 주변인들의 실제 경험들이 잔뜩 들어갔다. '인간 곽준빈'은 '찐따들의 대학교 생활'을 모티프로 '좋좋소'와 마친가지로 시청자들에게 격한 공감을 선사하며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좋좋소' 만큼의 파급력은 아니지만 '인간 곽준빈' 또한 30대 남성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웹드라마계 신흥 강자로 활약 중이다.

이태동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함께 호흡했던 빠니보틀, 곽튜브의 방송 활약이 두드러진다. 혹시 방송 활동 계획도 있나.

▶방송 출연에 욕심이 있지는 않다. 빠니보틀님은 유명해지기 전부터 사석에서 많이 봤는데 저는 '노잼'이어서 방송 출연할 생각하지 말라고 하더라. 열심히 드라마 만들으라고 하셨다. 연출을 하기 전에는 촬영 감독이 목표였다. 카메라 앞보다 뒤에 있는게 스스로 더 빛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묵묵히 서포트하는 사람이고 싶다. 저희 회사에서는 저를 '유튜브계의 봉준호'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진용진님의 '없는 영화'도 함께 한 프로젝트다. 유명 크리에이터 분들의 꿈을 실현해보고 싶은 제작자 마인드가 있다. 빠니보틀님이 '좋좋소'를, 진용진님이 '없는 영화'를 계속 만들게 하고 싶다.

-그동안 함께 협업한 크리에이터분들이 많다. '없는 영화' 진용진, '사막의 왕' 김보통 작가, '좋좋소' 빠니보틀 등 그 중에서 가장 합이 잘 맞는 분은.

▶어렵다. 하하. 다 편한데 빠니보틀님과 작업하는 매커니즘이 가장 비슷하다. 김보통 작가님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고, 진용진님을 보면서는 존경하게 됐다. 진용진님은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다. '없는 영화'가 시나리오, 촬영, 편집을 다 해서 매주 한편씩 나온다. 꾸준함이라는 키워드가 용진님에게서 높이 사는 부분이다. 매주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한다는 게 어렵다. 50개 가까이 단편 IP(콘텐츠)를 만들었는데 100개 만들면 임권택 감독님을 뛰어넘지 않을까. 하하 .

-유튜브가 아닌 드라마나 영화 등 대형 프로젝트 생각도 있나.

▶제안을 받아서 준비하고 있다. 김보통 작가님과 드라마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하지 않고 OTT나 다른 플랫폼에서 하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좋좋소' 회사, '인간 곽준빈' 대학교 그 다음은 콘텐츠 배경은 어디인가.

▶지방 대학교가 문닫고 학과가 폐지되는 상황에서 지방 대학의 청춘들의 이야기를 기획하고 있다. 저예산으로 기획하고 있다.

-보통 적은 예산으로 콘텐츠 제작을 하는데 고충이 있다면.

▶사실 유튜브 플랫폼에서는 예산이 적은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드라마로 봤을 때는 초저예산으로 찍고 있다. 예산이 적어서 차이가 나는 게 캐스팅이다. 그렇다고 신인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인 배우 중에 연기 잘하는 분을 발굴하고자 한다. 그리고 유튜브 플랫폼에서 각잡고 찍었을 때 퀄리티가 좋아지는 것을 싫어하는 분도 있다. '인간 곽준빈'이나 '좋좋소' 같은 경우는 저예산으로 찍었으니, 결국에는 예산보다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보통 작가님과 프로젝트에서, 가장 핫한 작가님이 왜 저와 같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하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김 작가님께서 저는 100억, 200억도 잘할 사람인데 1억, 5억 콘텐츠를 하자고 해도 할 사람 같다고 하더라. 그 말이 와닿았다. '좋좋소'를 할 때 대형 규모의 프로젝트가 나온 적이 있는데, 저는 그것보다 '좋좋소'가 더 좋았다. 저예산이어서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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