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카드 복제해서 귀금속 사들인 배달기사들

입력 2023.04.10 14:40수정 2023.04.10 16:30
고객 카드 복제해서 귀금속 사들인 배달기사들
신용카드 복제기기를 가지고 배달하는 모습. 사진=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의 신용카드를 복제한 뒤 귀금속을 사들인 배달 기사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고객이 건넨 신용카드를 복제해 돈을 빼돌린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배달 기사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일당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배달대행업체 배달원인 A씨 등은 지난해 9~12월 음식을 주문한 고객 34명으로부터 건네받은 신용카드를 복제기기에 넣어 무단 복제한 뒤 귀금속 등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위조한 카드를 이용해 부산 일대의 귀금속 매장에서 약 1700만원을 무단 결제했다. A씨 등은 귀금속을 구입한 뒤 현금화해 이를 주로 유흥비 등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등이 카드 결제기와 별도로 복제 기기를 갖고 다니며 범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고객의 신용카드를 받아 카드 복제기로 긁어 카드 정보를 복제한 뒤 "결제가 제대로 안 됐다"는 핑계를 대며 진짜 단말기를 꺼내 다시 한번 카드를 긁는 방식으로 고객의 의심을 피했다.
신용카드 복제기에 담긴 고객의 카드는 추후 위조 카드로 만들어져 카드 주인도 모르는 사이 일반 매장에서 사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 IC칩보다 마그네틱 부분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마그네틱 결제를 제한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금융당국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되도록 보안성이 높은 신용카드 IC칩을 이용해 결제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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