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의 설계사로 알려진 삼우기술단은 1993년 정자교를 설계하고 2년 뒤인 1995년 자금난으로 폐업했으며 서울 올림픽대교와 부산 광안대교, 서해대교 등의 설계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78년 종합건설용역업체로 출범한 삼우기술단은 중앙고속도로, 해운대 신시가지 조성사업 등 전국의 대형공사의 설계와 감리를 수행했으며 당시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의 선봉에 위치해 있었던 업체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만한 경영, 자회사의 경영 악화, 중국 투자 등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자금난을 겪다가 1995년 주거래은행으로부터 7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고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결국 폐업했다.
한편 삼우기술단이 지은 정자교의 주된 붕괴 원인은 보행로에 지지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것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우기술단은 '캔틸레버(cantilever, 보1개의 다리)' 형식으로 정자교를 지었다.
캔틸레버 형식의 보도교란 한쪽 끝은 교량에 부착돼 있지만 반대 쪽 끝은 밑에서 하중을 받치지 않은 채 설치된 보도교를 말한다. 차도 아래에만 교각이 있고 보행로에는 지지대가 없다.
정자교의 보행로가 붕괴하면서 보행자들이 탄천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이 같은 건축 방식이 붕괴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시는 탄천 위를 가로지르는 20개 교량 중 삼우기술단이 설계한 교량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20개 전체 교량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공법으로 건설된 16개 교량을 대상으로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물(잭서포트)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앞서 지난 6일 분당신도시 내 교량에 대한 긴급안전점검 현장에서 "한 16개 정도가 교량에 보행전용 도로에 지지버팀 다리가 없어서 항시 그런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