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감독이지만 예능인의 센스가 넘치는 장항준 감독이 입담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8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는 영화 '리바운드' 홍보를 위해 장항준 감독과 주연 배우 안재홍, 정진운이 출연했다.
이날 장항준 감독은 등장하자마자 "와이프 '빨'이다" "형수님 '빨'로 여기에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표정 변화 없이 "어디서 들었냐"며 당당해 했다.
장항준 감독은 아내 김은희 작가와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그는 방송국에서 작가로 일할 당시 신입 작가로 들어왔던 김은희 작가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어? 괜찮은데 했었다"면서 "친하게 지냈다, 술도 좋아해서 같이 먹고 하다가 이러다가 어떻게 잘 해보면 어떻겠는가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가까워졌던 것은 장항준 감독이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면서부터였다. 장 감독은 "내가 타이핑을 못한다, 유일한 단점이다, 김은희는 진짜 타이핑을 잘쳤다, '은희야 이거 오빠 타이핑 도와주면 안 되니?' 했었다, 나는 손으로 쓴다, 그걸 은희가 옆에서 받아서 타이핑을 한다"며 "김은희 작가가 '오빠 이거 되게 재밌는 일이다, 영화를 쓴다는 게' 하더라, 그래서 '너도 할 수 있어, 오빠가 도와줄게' 했다, 그때부터 같이 했는데 그게 이렇게 크게 돌아올 줄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에 멤버들은 장 감독에게 "그러면서 정이 들었느냐"고 물었고 장 감독은 "정은 그 전부터 조금씩 들고 있었다"면서 "사랑 얘기를 자세하게 하기가 뭐하다, 그 과정이 19금이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장항준 감독은 자신의 신작 '리바운드'를 투자받게 된 과정도 유쾌하게 전달했다. 그는 한 차례 엎어졌던 영화를 재작년에 다시 찍게 됐다면서 "진짜 큰 호구를 만난 거다"라고 농담했다.
이어 "너무 감사한 회사에서 투자를 했다, 그분들이 한국 영화 사업을 시작하려고 충무로에서 19편의 시나리오 받아서 검토했는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리바운드'에 투자하자고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함정인가 했다"면서 "대표님을 만났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 우리는 영화로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이 아니다, 우리는 좋은 영화였으면 좋겠고,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연출팀과 함께 간 이탈리아 여행 이야기에서도 장항준 감독의 재치가 돋보였다. 안재홍은 장항준 감독이 총 8인의 여행 경비를 모두 제공해줬다고 했고, 형님들은 "(영화 제작비)80억원에서 돈이 좀 남았다"고 의심했다. 이에 장항준 감독은 "내가 횡령을 좀 했다"고 말해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건 순수하게 내가 연출료로 받은 것 중에서 썼다, 영화 들어가기 전에 얘기헀다, 우리는 끝나면 유럽간다, 수고한 건 같다, 결과가 다를 뿐이다, 우리는 결과에 상관없이 유럽에 가자고 했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형님들은 장 감독에게 왜 정진운은 데리고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장 감독은 "(정)진운이는 다 잘 알겠지만 도벽이 있다, 단체 생활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다), 가끔 촬영하려고 하면 카메라도 없어지고 하더라"라고 또 한 번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넀다.
이어 그는 "연출부와 나만 가려고 헀는데 재홍이가 옆에서 듣더니, '저도 같이 가면 안 돼요?' 하더라, '불편할텐데' 했더니 상관없다고 해서 얘기헀다, '진운이 귀에만 안 들어가게 해줘'"라고 말해 정진운을 당황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