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슈퍼맨, 슈퍼걸이 오는 줄 알았어요"
식당에서 쓰러진 사람을 보고 2인1조로 일사불란하게 응급처치를 해 목숨을 구해낸 남녀에게 칭찬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정체는 이제 막 입직한 새내기 경찰관들이었다.
8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경북 구미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한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남성은 어딘가 불편한 듯 허리를 만지고 이마를 짚더니 이내 식탁 앞으로 휘청이다 뒤로 '쿵' 하고 쓰러졌다.
큰 소리에 놀란 식당 손님들이 일제히 돌아보고 식당 직원들도 다가왔다. 영상을 제보한 식당 사장은 "사람들이 겁나서 쓰러진 분을 만지지도 못했다. 눈도 흰자로 돌아가 있고 맥 짚어보니까 숨도 안 쉬고 모든 사람들이 당황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 순간 멀리 떨어진 창가석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20대 남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쓰러진 남성을 향해 달려왔다. 급히 달려온 여성이 쓰러진 남성의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는 사이 남성은 다시 휴대전화를 챙겨와 119에 신고했다.
곧바로 여성의 심폐소생술이 시작됐고 신고를 하던 남성도 쓰러진 남성의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했다. 잠시 뒤 쓰러진 남성이 의식을 되찾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을 뜬 남성은 곧 일행들의 질문에 대답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심폐소생술을 마친 여성은 이어서 계속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고, 잠시 뒤 119 구급대가 도착하자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윽고 상황이 정리되자 남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식사를 이어갔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경북 김천경찰서 김도연 순경과 서울 강동경찰서 성내지구대의 신홍준 순경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입직한 지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 동기 경찰관들로, 쉬는 날 같이 점심을 먹던 중이었다.
김 순경은 "그냥 몸이 반응해서 달려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경찰학교에서 받은 교육 덕분에 심폐소생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면서도 "그 뒤로도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더라"며 긴장한 상태가 한동안 계속됐다고 말했다.
식당 사장은 "고민 없이 당연하다는 듯 되게 빨리 뛰어오는데 슈퍼맨하고 슈퍼걸이 오는 줄 알았다.
김 순경은 "뜻밖의 일이었지만 위급한 순간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시민들에게 "근무 중이 아닌 그런 상황에도 일상 속에 항상 저희 경찰관들이 가까이 있으니까 언제나 안심하고 일상을 잘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