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외국인 여행객들이 한 공유 숙박업소에 묵고 간 뒤 가스·수도 요금이 수십만 원이나 나왔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집주인은 이들이 일부러 물과 수도를 많이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여행객들은 이미 출국한 상태다.
지난 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중국계 여행객 남녀 두 명이 서울 마포구의 한 공유 숙박업소를 찾았다.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25일간 독채 숙소를 예약했다.
그런데 계약 만료 나흘 전, 가스검침원이 다급하게 집주인 A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가스가 새는 것 같다는 연락이었다.
놀란 A씨가 숙소를 찾아 집을 확인했는데 가스 누수가 아니었다. 여행객들이 창문을 다 열어놓은 채 불을 켜두고 보일러도 틀어놓고 나간 것이었다. 이들이 머무른 후 계량기에 찍힌 가스 사용량은 645루베로, 평소의 5배가 넘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물만 120톤을 넘게 사용했다. 수도꼭지 물을 쉬지 않고 6일 내내 틀어놔야 쓸 수 있는 양이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공과금은 가스 요금 64만 원, 수도와 전기 요금 20만 원까지 해서 모두 84만 원이었다.
A씨가 집 앞 CCTV를 확인해 보니 두 사람이 숙소에 머문 것은 고작 닷새 정도였다. 이후 짐을 싸서 나간 이들은 사나흘에 한 번씩 5분 정도 들른 것이 전부였다.
A씨는 이들의 고의성을 의심하고 있다. A씨는 "입실하기 사나흘 전에 '취소할 수 있냐'고 물었다. 거절하니까 에어비앤비 앱 자기 프로필 사진을 바꾸더라. 집 안에 CCTV가 있냐고 물어본 것도 의아스럽다"고 했다.
A씨는 예약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측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기물을 파손한 것도 아니어서 이용객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들은 현재 출국한 상태로 연락도 닿지 않고 있어 협의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A씨는 "가스 전기 요금도 많이 올랐는데 얼마나 나쁜 마음을 먹어야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지"라며 울분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