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원로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가 향년 85세로 별세한 가운데, 가수 김흥국(64)이 애도의 뜻을 전했다.
5일 오전 김흥국은 뉴스1과 통화에서 "어제 현미 선생님이 갑자기 쓰러지셨다라는 소식을 듣고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라며 "워낙 건강은 타고난 분이셨고, 항상 본인도 100세 이상까지 거뜬히 노래할 거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셨다"라고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정말 성격도 시원시원하시고 자상하기도 하셨던 분"이었다며 "후배들은 친자식 같이 정말 친동생 같이 아끼셨던 분인데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시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라고 얘기했다.
김흥국은 "이렇게 가실 줄 알았다면 살아계실 적에 더 찾아뵙고 맛있는 것도 더 많이 사드리고 할 걸이라는 생각 밖에 없다"라며 "정말 후배들 모두 비통한 마음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김흥국은 현미에 대해 "정말 존경했던 것이 이런 여성 가수가 대한민국에 어디 있을까 했을 정도로 대중가요를 완전히 팝 스타일로, 재즈 스타일로 노래하면서 한 획을 그으셨던 분"이라며 "정말 대단한 가수였고, 편하게 보내드리면서 현미 선생님의 노래를 많은 분들이 영원히 기억하고 부르셨으면 한다"라고 얘기했다.
아울러 김흥국은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한 만큼, 떠날 때도 정말 잘 모셨으면 좋겠고, 가요계에서도 현미 선생님을 위한 추모가요제라든지, 노래비라든지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을 것들을 꼭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앞서 4일 경찰에 따르면 현미가 이날 오전 9시37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 쓰러져 있는 것을 팬클럽 회장 김모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미는 지난 1938년 평안남도 강동군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평양에서 보냈다. 이후 6.25 전쟁 당시 1.4 후퇴로 남쪽으로 내려왔다.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한의 가족들을 만나는 모습이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고인은 1957년 미8군 위문 공연에 오르면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1962년에는 냇 킹 콜의 곡에 자신이 작사한 가사를 입혀 '밤안개'를 발표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현미는 '내 사랑아' '떠날때는 말없이' '보고 싶은 얼굴' '무작정 좋았어요' '애인' '몽땅 내 사랑' '바람' '왜 사느냐고 묻거든' 등의 히트곡들을 발매하며 많은 국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에는 데뷔 5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을 발매하고, 한국 가수 최초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0주년 기념 콘서트 '현미 50주년 골든 콘서트 마이 웨이'를 열었다. 이후 2017년 80세를 기념한 신곡 '내 걱정은 하지마'를 발표하며 노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현미는 유명 작곡가 고(故) 이봉조 사이에 아들 이영곤과 이영준씨를 낳았다. 첫째 아들 이영곤은 '고니'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또한 현미는 가수 노사연과 연기자 한상진의 이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