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의 호소 "해코치 당할까 두렵다. 가족들이..."

입력 2023.04.05 07:38수정 2023.04.05 14:20
전우원,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출연
“당연히 해야 할 일..더 일찍 사죄 못해 죄송”
“귀국하라던 가족, 막상 귀국하니 연락 안돼”
전두환 손자의 호소 "해코치 당할까 두렵다. 가족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 2023.3.31/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가 광주 북구 망월동 5·18 민주묘지 방문 당시의 심경과 향후 계획 등에 관해 밝혔다.

전씨는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했는데 (유가족분들이)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시고 용서한다고 힘내라고 하시는 걸 보고 제 죄악이 더 크게 느껴졌다”면서 “27년이라는 삶을 산 뒤에야 이렇게 사죄드리는 게 더 일찍 사죄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진정한 아버지 문구는 할머니 겨냥한 것"

전씨는 폭로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는 “작년 말부터 교회 다니고 하면서 따뜻한 사랑, 가족이 주지 못한 사랑을 받았다”며 “어린이를 돕는 봉사를 했는데 아이들이 저를 위해 봉사하는 것 같았다. 치유됐다. 이런 사랑을 받으며 저희 가족과 저를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 그러니 죄가 명백하게 보였다”고 답했다.

전씨는 5·18 민주묘지 방문 당시 자신이 방명록에 적었던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 묻혀 계신 모든 분’이라는 문구가 자신의 할머니 이순자씨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순자씨는 지난 2019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전씨는 과거 할머니의 이 같은 발언을 언급하며 “사적으로 손자들에게도 그렇게 말씀을 많이 하셔서 들을 때마다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며 “광주에 와서 처참하게 비극을 경험하신 모든 분들을 뵙고, 또 그렇게 많은 고통이 있는데도 저를 품어주시는 천사 같은 분들을 뵈면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영웅, 아버지는 광주에 계신 시민들, 그리고 저한테 돌을 던지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신 모든 분들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입고 있던 것 중 가장 좋은 것이 코트여서 그것으로 묘비 닦았다”

전씨는 또 자신이 코트로 망월동 묘지의 묘비를 닦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묘지에 가서 참배를 드릴 때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며 “제가 그때 입고 있던 것 중 가장 좋은 게 코트였고, 코트를 사용해서 다 닦아드리고 싶었다. 그보다 더 좋은 게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당연히 그걸 사용해서 닦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이어 자신에게 한국으로 귀국하라고 말했던 가족들이 막상 귀국 후에는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씨는 “매일매일 두렵고 무섭다”며 “어떻게 해코지를 당할까 무섭고,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만 머릿속에 그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에 자본력이 가장 센 사람들 중에 한 명인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까 두렵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본인의 가족들이 그 많은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전씨는 “법적으로 추적은 불가능하지만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일반인들의 기준에서는 당연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재력이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