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운 "'리바운드' 실존인물 배규혁, 이전부터 내 캐스팅 바랐다고" ②

입력 2023.04.03 14:52수정 2023.04.03 14:52
정진운 "'리바운드' 실존인물 배규혁, 이전부터 내 캐스팅 바랐다고" [N인터뷰]②
정진운/바른손이앤에이


정진운 "'리바운드' 실존인물 배규혁, 이전부터 내 캐스팅 바랐다고" [N인터뷰]②
정진운/바른손이앤에이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그룹 2AM 멤버 겸 배우 정진운은 누구보다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 캐스팅에 제격인 배우이기도 하다. 아이돌 시절부터 농구 선수 출신 이력을 살려 MBC '아육대' 등에서 농구 최강자로 주목받았고, tvN '버저비터' 등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그래서인지 정진운은 '리바운드' 출연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가 출연한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정진운은 극 중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배규혁 역을 맡았다. 규혁은 실력파 선수였지만 발복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길거리 내기 농구를 전전하던 중 강양현(안재홍 분) 코치 눈에 띄어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

정진운은 '리바운드'에서 월등한 농구 실력을 뽐낸 것은 물론, 규혁이라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서사도 보여줬다. 실존인물과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부산 사투리를 배웠고 10회 넘게 태닝을 하는 노력도 쏟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정진운은 그토록 바라던 배규혁의 영광의 순간을 스크린에 남겼다.

영화의 제목인 '리바운드'는 농구에서 슛이 빗나가면서 바스켓에 맞고 튕겨나온 볼을 다시 잡는 행위를 의미한다. 정진운은 "공을 다시 잡는 나의 재기의 기회와 도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저는 공을 잡으려고 몸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를 통해 '높이 오르겠다, 커지겠다' 욕심보다는 배우 정진운이 어색해지지 않는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고백했다. 정진운과 만나 '리바운드' 비화를 들어봤다.

-원래 농구 잘하긴 했지만, 농구 선수 연기는 또 달랐을 것 같다.

▶'리바운드'에서는 제가 했던 농구를 할 수 없었다. (영화 속 농구는) 엘리트 농구이기 때문에 스피드를 그만큼 내기 위해서는 몸을 쓰는 것부터가 다르다. 최대한 엘리트 농구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했다고, 규혁이가 갖고 있는 습관은 훈련 안에 녹여야만 했다. 하승진 선수나 다른 선수분들이 봤을 때 '이거 엘리트들이 하는 습관인데'라고 할 정도로 다 담으려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훈련을 받으니까 촬영할 때 다 나오더라. 예를 들어 땀을 유니폼에 닦지 않고 언더웨어에 땀을 닦는 등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저뿐만 아니라 6명 모두 연구했기 때문에 그만큼 선수처럼 나오지 않았나 한다.

-합을 맞춰가는 과정은 어땠나.

▶촬영 들어가기 몇달 전부터 합을 맞췄다. 경기에 나오는 모든 선수들이 몇달 전부터 합을 맞췄다. 경기를 하면 얼마나 많은 합이 있겠나. 그런 걸 몇개월 걸쳐 미리 합을 짜서 '연습할 때 이렇게 할 거다'라는 걸 보여드리고 그 과정을 거친 다음에 촬영 들어갔다.

-규혁이 발목 부상이 심했음에도 승리를 위해 기범과 선보이는 플레이가 큰 감동을 안겼다.

▶그 장면이 용산고와 경기할 때 장면이다. 실제 용산고 경기 영상을 보면 그때부터 규혁이가 미친 듯이 날아다닌다. 그 발목이 그 상태인데도 날아다니더라. 저도 그 영상이 알고리즘에 떠서 봤는데, 다시 봐도 놀라울 정도로 날뛰더라. 촬영할 때도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의 움직임이었다. 저 역시 전국대회 출전 장면에부터는 실제로 발목이 아팠다. 저도 발목 수술을 해봤었는데 발목이 아픈 느낌을 아니까 (규혁의 모습이나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 배우들도 실제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뛰었다. 너무 아파서 테이핑을 하고 경기 장면을 찍었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받아놓으신 얼음물에 아이싱을 했다. 정말 선수처럼 촬영했다.

-장항준 감독은 어땠나.

▶연기가 정말 즐거웠다. 주변에서 '감독님 재밌으시지?'라고 많이 그러더라. 감독님께서 그런 얘기를 들으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 연구를 하셨을까 싶더라. 이 사람은 이렇게 해야 좋아하고, 저 사람은 저렇게 해야 좋아하고 등 모든 것을 해보셨기 때문에 그렇게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덕에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능력이 있으신 게 아닐까 싶었다. 오히려 그 점이 굉장한 카리스마 같더라.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기가 어렵지 않나. 그런데 즐거운 판에서 일을 하게끔 판을 깔아주는 건 더 어려운 일이라 생각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디렉팅을 주실 때도 부담을 안 주시고, 다시 한번 갈 때도 부담보다는 즐거움이 앞서게끔 해주시는 게 큰힘이 됐다.

-장항준 감독의 칭찬 피드백은 없었나.

▶평소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감독님이 나한테는 기대감이 없으신가' 했다. 자꾸 좋다고만 해주시니까 '내가 이것만 해도 좋다고 해주시는 걸까' 의구심이 있었다. 항상 감독님과 식사를 하면서 여쭤봤던 게 '(제 연기가) 진짜 좋은 건가요? 기대치를 이만큼 가져야 하는데 그 기대치보다 더 적은 걸까요?'라고 여쭤봤다.(웃음) 그때도 아니라고, 다 좋다고 하시니까 못 믿겠더라. 저는 평소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받아버리는 게 더 편하더라. 결국은 나중엔 CG 감독님과 편집 감독님이 장면들을 콕 집어서 '정말 이 장면 너무 좋아요'라고 말씀해주실 때 그때부터 (장항준) 감독님을 믿었다. 정말 좋으셨던 거구나 했다.(웃음) 안 좋으시면 안 좋다고도 분명하게 말씀해주시긴 하시더라.

-안재홍 배우와 호흡은.

▶배울 점 모든 배우들에게 다 있었는데 (안재홍 배우는) 단합을 시켜주셨다. 연기에 대한 얘기보다는 '지금 신에서 우리 경기가 이만큼 까지 왔으니까 에너지를 아끼자' 이런 얘길 정말 많이 했다. 부상도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전반적 분위기를 이끌어주셨다. 저희보다 작품도 많이 하시지 않았나. 이런 전체적인 흐름과 배우들의 단합을 전체적으로 봐주니까 확실히 달랐다.

-부산 사투리에 도전했는데.

▶가족이 저 빼고 다 전라도 사람이다. 예전에 우리가 익히 알았던 영화 '친구'는 정말 진했던 사투리더라. 요즘은 평평하다고 해야 할까, 그게 표현이 더 어렵더라. 너무 현실 사투리니까. 저한테도 선생님이 한분 계셨는데 신영이와 오디오 감독님이 '이런 부분은 좀 더 펴서 해보면 어떨까' 디렉팅을 해주면 규혁이한테 입혀서 뱉어봤다. 오디오 감독님이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이어갔다. 점점 하면서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지 않았나 한다. 사투리 선생님, 이신영 배우, 오디오 감독님이 도와줬는데 코트 안에서는 가드의 말을 잘 들어야 하지 않나. 저한테는 가드가 실제 이신영 배우다. 이신영 배우가 경북 칠곡 출신이다. 경상도 사람 들이 들었을 때 거슬린다 아니다가 중요했기 때문에 많이 조언을 구했다.

-태닝도 많이 했는데.

▶태닝을 정말 많이 했다. 조명을 받으면 까만 사람은 조명을 더 먹어서 태닝을 어중간하게 하면 안 돼서 진짜 까매졌다. 부산이 배경이다 보니까 혼자 나가서 햇빛 보고 앉아있고 나름 즐기다가 기계 태닝을 10번 했다. 길거리 내기 농구 하는 장면에서는 더 정말 거칠게 보였으면 했기 때문에 태닝을 많이 하게 됐다.

-이외 피지컬에서 더 신경 쓴 부분은.

▶오히려 근육을 많이 뺐다. 고등학생이 이 정도 근육은 너무 한 거 아닐까 해서 유산소를 하면서 근손실을 많이 냈다. 규혁이가 그 당시 아이들보다 근육량이 많았는데 성인 근육량은 아니었기 때문에 중간점을 맞추려고 했다.

-규혁 외에 다른 배역도 맡아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저는 규혁이가 가장 하고 싶었다.
저도 발목이 아파서 수술을 네번이나 했었고, 제 포지션도 스몰 포워드고, 내가 정말 한다면, 시켜주기만 한다면 이 역할을 잘할 수 있겠다 했다. 규혁이와도 실제 키 차이가 1cm 차이가 난다. 규혁이에게도 배우가 널 연기한다면 누가 했으면 좋겠냐 했을 때 저라고 몇년 전부터 얘길 했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역할이 딱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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