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운 "장항준 감독에 부담줘…날 거절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①

입력 2023.04.03 14:51수정 2023.04.03 14:51
정진운 "장항준 감독에 부담줘…날 거절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N인터뷰]①
정진운/바른손이앤에이


정진운 "장항준 감독에 부담줘…날 거절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N인터뷰]①
정진운/바른손이앤에이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그룹 2AM 멤버 겸 배우 정진운은 누구보다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 캐스팅에 제격인 배우이기도 하다. 아이돌 시절부터 농구 선수 출신 이력을 살려 MBC '아육대' 등에서 농구 최강자로 주목받았고, tvN '버저비터' 등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그래서인지 정진운은 '리바운드' 출연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가 출연한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정진운은 극 중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배규혁 역을 맡았다. 규혁은 실력파 선수였지만 발복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길거리 내기 농구를 전전하던 중 강양현(안재홍 분) 코치 눈에 띄어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

정진운은 '리바운드'에서 월등한 농구 실력을 뽐낸 것은 물론, 규혁이라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서사도 보여줬다. 실존인물과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부산 사투리를 배웠고 10회 넘게 태닝을 하는 노력도 쏟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정진운은 그토록 바라던 배규혁의 영광의 순간을 스크린에 남겼다.

영화의 제목인 '리바운드'는 농구에서 슛이 빗나가면서 바스켓에 맞고 튕겨나온 볼을 다시 잡는 행위를 의미한다. 정진운은 "공을 다시 잡는 나의 재기의 기회와 도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저는 공을 잡으려고 몸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를 통해 '높이 오르겠다, 커지겠다' 욕심보다는 배우 정진운이 어색해지지 않는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고백했다. 정진운과 만나 '리바운드' 비화를 들어봤다.

-'리바운드'를 본 소감은.

▶(감독과 배우들이) 담으려고 했던 건 잘 담긴 것 같다. 소통이 잘 안 된 상태에서 의도만 갖고 연기하면 어긋날 수 있는데 보신 분들이 만족스러워하셔서 뿌듯했다. 영화 찍을 때 캐릭터들이 저 순간을 그대로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있었는데 다 너무 좋아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실존인물과도 소통했나.

▶(실존인물인) 규혁이와도 연락 자주하고 다른 강호나 그런 친구들과 한번씩 본다. 우리가 부산 내려가면 보기도 한다. 이제는 (관계가) 떨어질 수가 없게 돼버린 느낌이 든다.

-실존인물들과도 만남이 필수였나.

▶캐릭터상 필요한 부분도 있어서 안 만날 수가 없었다. 만나다 보니까 점점 더 친해지고 얘기하다 보니 정이 더 생겼고 캐릭터적으로 몰입하게 되니까 애착이 생기더라. 그러면서 그 캐릭터를 위해 연기하게 되더라. 물론 영화를 위해서도 연기한 것도 있지만 누군가의 삶의 일부분을 연기해야 했다. 이 인물의 삶의 가장 영광적인 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기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

-감독은 왜 규혁 역에 정진운을 캐스팅했다고 생각했나.

▶감독님과 미팅하러 갔을 때 이 친구가 아니면 안 되겠다 생각 들 정도로 준비해가야겠다 했다. 감독님게서 '부담스러워서 이 친구를 거절 못해야겠다'고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준비했다. 지금보다 머리가 짧은 상태였는데, 영화를 위한 헤어스타일까지도 제 나름의 플랜을 가져갔다. '리바운드'를 위해 맞춤형 비주얼을 보여드리고자 했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랬던 것 같다. 굳이 하지 않아야 할 말까지 해가면서까지 어필했다.(웃음)

-감독이 (정진운을)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도 있었나.

▶너무 욕심이 났던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이 작품 너무 좋다고 자부하면서 전화를 줬다. 그 다음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너무 재밌더라. 순식간에 읽혔고 '이건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다. 감독님과 작가님 성함도 물론이고 이렇게 재밌는 시나리오를 오랜만에 기회 준다면 놓치지 않겠다 했다. 감독님과 만나는 자리만 만들어지면 어떻게든 하겠다고 회사에도 말했다. 그래서 일단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감독님이 얼마나 부담스러워해야 '나 너 캐스팅할게'라고 할 수 있을 부담스러우실 수 있을까 연구했다.(웃음) 정말 감독님께 질문 폭격이었다. 감독님의 대답 끝나기 전에 질문을 마구 드렸다. 마치 내가 규혁이처럼 보일 수 있게끔 해야겠다 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규혁이란 캐릭터를 연기했나.

▶작가님, 감독님의 성함을 보고 욕심 더 생긴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연구하고 분석했다. 그건 캐릭터를 받는 배우의 당연한 역할이기도 하다. 감독님 작가님 성함 보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더 커졌지만, 제가 가수 활동 연차가 길기 때문에 '2AM 정진운'으로 바라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컸다.
'배우로 봤으면 좋겠다'는 게 더 컸던 것 같다. 어떤 캐릭터든, 시나리오든 똑같은 마음가짐이지만 다만 실화 바탕이라 다른 점도 있었다. 선수분들에게는 이게 인생작이 될 수도 있지 않나. 그 영광의 순간이 남았으면 좋겠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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