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 앞에서 4개월 아기 수유했더니... 깜놀

입력 2023.04.03 10:52수정 2023.04.03 17:42
오랑우탄 앞에서 4개월 아기 수유했더니... 깜놀
사육사 터너가 자신의 아들 케일럽을 동물원으로 데려와 오랑우탄 조이에게 모유수유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메트로리치먼드 유튜브 캡처

[파이낸셜뉴스]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던 오랑우탄이 사육사의 시범을 지켜보다 마침내 새끼 오랑우탄에게 젖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14살 오랑우탄 '조이'가 엄마가 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동물원이 공개한 3분짜리 영상을 보면 조이는 출생 9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한 번도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경험하거나 보지 못한 채 2021년 첫 새끼 타비를 낳았다.

오랑우탄은 야생에서 일반적으로 엄마와 아기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조이의 경우 출생 9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한 번도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경험하거나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첫 새끼 '타비'를 낳았지만 별다른 반응 없이 타비를 음료 캔인양 손에 쥐고 다녔다.

특히 새끼 양육에 필요한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 결국 사육사들은 타비를 직접 돌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조이가 지난해 4월 둘째를 임신하자 사육사들은 조이의 모성 본능을 일깨워주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했다.

울타리 안에 40인치 TV를 설치해 오랑우탄의 출산과 육아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틀어줬다. 또 사육사들이 인형을 안은 채 직접 바닥을 기거나 비스킷을 먹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랑우탄 앞에서 4개월 아기 수유했더니... 깜놀
사육사 터너가 자신의 아들 케일럽을 동물원으로 데려와 오랑우탄 조이에게 모유수유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메트로리치먼드 유튜브 캡처


그러던 중 이 동물원에서 3년간 사육사로 일한 터너는 4개월 아들 케일럽을 데려와 조이 앞에서 직접 모유 수유 시범을 보였다. 터너는 조이가 사는 구역의 울타리 바깥에 주저앉아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자기 가슴과 조이의 가슴을 번갈아 가리키며 차근차근 설명해나갔다.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던 조이는 터너의 시범이 끝나고 하루가 채 안 돼 처음으로 모유 수유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오랑우탄이 인간 행동을 모방하도록 훈련받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했다. WP에 따르면 동물원 책임 사육사 제시카 그링은 "우랑우탄이 유인원 가운데 가장 지능이 높은 종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해하고 배우는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원에 따르면 현재 조이는 새끼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한편, 수유를 할 때도 새끼가 내는 소리에 따라 자세를 바꾸는 등 한층 능숙해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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