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동선 털린 충북지사, 산불 난 와중에 간 곳이...

입력 2023.04.03 08:49수정 2023.04.03 17:46
충북 제천 봉황산 산불 난 시간에 술자리
건배 사진 등 수십여장 SMS 통해 노출
SNS서 동선 털린 충북지사, 산불 난 와중에 간 곳이...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3월30일 제천 산불 진화작업이 진행되던 시각 충주의 한 주점에서 간담회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영환 충북지사가 올해 들어 지역 내 가장 큰 규모였던 충북 제천 봉황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와중에 술자리에 참석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 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충주 시내 주점에서 열린 이 지역 민간 단체 초청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다.

같은 시각 인접한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는 올 들어 도내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해 헬기는 물론 인접 지역 산불진화대까지 동원되는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오후에는 인근 위험지역에 주민대피령도 내려졌다. 특히 이날 불은 오후 8~9시께 산 반대편에서 재발화하는 바람에 이튿날 오전까지 진화작업이 이어졌다. 총 281명의 인력과 헬기 11대 등 39대의 진화 장비를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술자리 참석 의혹은 SNS를 통해 알려졌다. 김 지사가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는 등 술잔을 나누는 사진 수십장이 SNS에 공개되며 비판이 터져 나왔다.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도립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두 시간 뒤에 이 지역 청년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도립교향악단 연주회 참관 이후 간담회 자리는 공식 일정이 아니어서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그의 그날 밤 동선은 SNS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되며 비난을 받고 있다.

SNS서 동선 털린 충북지사, 산불 난 와중에 간 곳이...
사진=페이스북, 뉴시스


도는 김 지사가 제천 산불 현장을 찾지 않은 것은 산불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산림 당국은 산불 규모와 풍속 등을 고려해 예상 피해가 10㏊∼30㏊ 미만일 것으로 판단해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일반적으로 피해 면적 30㏊ 이하 산불 1∼2단계에서는 지휘권자가 시·군·구청장이며, 100㏊ 이상일 때는 광역단체장이나 산림청장이 지휘권을 가진다.

이 규정에 따라 21㏊를 태운 당일 제천 산불은 외국 출장 중인 김창규 제천시장을 대신해 박기순 제천부시장이 현장을 지휘했다는 설명이다.


논란과 관련해 도는 산불이 대응 1단계에서 인명피해가 없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도지사의 현장 방문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시간대로 산불 발생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면서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며 "청년 모임 자리는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출산정책과 정주 여건 마련 등 도정 시책을 설명한 자리"라고 밝혔다.

김 지사의 지휘가 필요하지 않은 1단계 산불로 상황이 종료했으나 산불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그의 술자리에 관한 적절성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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