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팀원들을 살뜰히 챙기고 남다른 리더십을 자랑해 누구에게나 롤모델인 팀장의 반전 면모가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방송된 MBN 채널S '오피스 빌런'에서는 팀원들 앞에서 사람 좋은 척했던 팀장이 뒤로는 직원들의 뒷조사를 하고 가정환경, 재력, 사주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차별 대우하는 빌런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팀장 B씨는 동기들 중 최연소로 승진한 데다 꾸준한 자기관리에 흐트러짐 없는 태도를 보이는 상사다. 때로는 관심이 지나치다 싶을 때도 있지만 팀원들을 가족처럼 잘 챙겼다.
A씨는 그러던 어느 날 팀장이 곧 결혼을 앞둔 직원을 평가하거나 장인, 장모의 연락처를 저장해 재력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다고 한다.
팀장은 A씨에게 "XX씨 좀 의외이지 않나. 키도 크고 잘 생겼는데 아내는 평범하더라"고 말하면서 "둘이 잘 어울리더라"는 A씨의 말에 "그렇지. 그래야 밸런스가 좀 맞는 거지. 아무래도 처가가 좀 사니까"라며 "모바일 청첩장 보니 장인, 장모 연락처가 있더라. 저장하니까 프로필 사진에 뜨더라. 딱 보니까 나오지 뭐"라고 털어놨다.
A씨는 의외의 모습에 놀랐지만 웃어넘겼다. 그러다 친구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이에 친구는 "소개팅녀 번호를 저장해서 먼저 프로필을 보는 건 이해가 된다. 근데 부하 직원 장인, 장모 될 사람의 번호를 저장해서 본다고?"라며 되물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가 거주하는 곳이 고가의 아파트인 줄 알고 잘 대해주던 팀장은 그곳이 친구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차별하기 시작했다. 한 달간 공들인 프로젝트를 다른 직원에게 넘기라고 지시한 것. A씨가 끝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하자 팀장은 "회사에 누가 어떤 기여를 하는지는 팀장인 제가 정하는 것이다. 알겠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사무실 여직원의 책상 아래에 부적을 붙여놓기도 했다. 이를 발견한 직원들이 놀라자 팀장은 "쉽게 넘어갈 일 아니다. 누가 이랬는지 제가 책임지고 어떻게든 찾아내겠다"며 태연하게 연기했다.
이후 A씨는 팀장의 수첩에 자신을 포함한 직원들의 사주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해 팀장에게 따졌다. 팀장은 "염탐하는 취미가 있는 줄 몰랐다. 사주보면 안 되냐. 나같이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 득인지 실인지 알고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며 뻔뻔함을 보였다.
A씨는 "저는 팀장님한테 도움이 안 되는 사주였나보다"라고 하자, 팀장은 "(A씨도) 나쁘지 않았다. 좀 괘씸하더라. XXX에 살지도 않으면서 왜 사는 척했냐"며 "단체 대화방에 사진 올리지 않았나. 사진 다운 받으면 위치까지 뜨는 거 모르냐"고 되레 화를 냈다. 팀장은 A씨가 친구 집에서 찍어 보낸 사진의 위치 정보를 보고 A씨가 그곳에 사는 걸로 오해한 것이었다.
팀장은 "범죄 아니냐"는 말에 "말 이상하게 한다. 집 주소, 생일도 그렇고 본인들이 보낸 거 아니냐. 어디가 범죄인지 얘기해 봐라"며 윽박질렀다. 심지어 윗선에 보고하겠다는 말에는 "꼭 해라. 원래 있던 팀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끌어안고 있는 A씨는 "앞에서는 좋은 사람인 척, 뒤에서는 뒷조사하고 그걸로 차별하고 있던 오피스 빌런 때문에 화난다"고 털어놨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나해란은 "보통은 낮은 자존감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다. 본인의 직급, 학력, 재산 등 외적 조건 외에는 스스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니 타인에게도 이를 적용해 판단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