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임형준은 지난 22일 전편이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에서 필리핀 영사 조윤기 역할로 시청자와 만났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차무식의 일대기가 담긴 극에서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저마다의 강렬한 캐릭터를 드러내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가운데 조윤기는 자신의 이익과 알량한 자존심을 우선하다가 차무식의 위태위태한 인생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인물. '카지노'의 빌런 중에서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인물의 변화를 그렸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코미디 장르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모습. 강윤성 감독은 영화 '범죄도시' '롱리브더킹' 등에서 호흡을 맞추며 임형준의 연기와 보다 진중한 면모와 연기에 믿음을 가지고 그에게 조윤기 영사를 맡겼다. '카지노'에 대한 호평과 함께, 임형준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는 시청자들의 평가도 줄이었다.
'카지노'를 기분좋게 마무리한 임형준은 뉴스1과 만나 존경하던 선배 최민식, '귀인' 같은 존재라는 강윤성 감독과 재회한 기쁨이 큰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욱 사실적인 인물과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카지노'를 잘 마무리한 소감은.
▶코로나19 시기에 촬영을 했고 공개해야 하는 시기도 정해져 있어서 감독님이 정말 바쁘게 진행하신 기억이 난다. 내가 제작자는 아니지만 출연하는 배우로서 걱정도 많았다. 앞서 '범죄도시2'가 해외 촬영이 불가능했다는 얘기도 듣고, 배우들, 스태프들도 코로나19 걸려서 격리되는 일도 있어서 잘 될까 걱정도 됐다. 어찌 됐든 정신없이 달렸기 때문에 결과가 잘 나오겠다는 확신보다 '잘 나올까?' 하는 마음도 솔직히 있었다. 워낙 긴 이야기이고 나오는 인물도 많지 않나. 실제로 작품을 보기 전까지 조마조마 했다. 작품이 완성되면서 주변에서 '작품 잘 나왔다'고 하더라. 별 탈 없이 작품이 마무리 돼서 너무 기쁘다.
-결과물을 보니 어땠나.
▶감독님은 16시간 짜리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 영화가 한 번에 공개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작품에 맞는 방식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일단 내가 잔인한 결말을 맞기를 바라는 댓글이 정말 많더라. (웃음) 이렇게 욕을 먹을 줄이야. 결말이 생각보다 처절하지는 않을텐데 어떻게 보시려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로 욕을 먹을 거였으면 더 강렬한 죽음을 맞았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그런데 감독님은 정말 있을 법한, 사실적인 이야기와 캐릭터를 그리고 싶어 하셨다. 감독님의 의도와 드라마 톤에 맞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영사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이 작품에 수많은 악인이 나오는데 조금은 결이 다른 색의 악인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영사가 현실에 있을 법한 악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시점부터 나빠보여야 하나, 나쁜 놈이니까 나쁘게 연기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일상적인 영사에서 이익을 좇는 본능이 드러나는 지점을 고민했다. 초반에는 평범한 영사 아닌가. 차무식과 이야기를 할 때 일이 이렇게 커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인물이다. 그냥 뭐 내가 손님 소개해서 데려왔으니까 (수수료) 좀 챙겨줘 이런 정도의 인물이었다가 점점 커지는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다.
-최민식 배우와는 원래 인연이 있나.
▶내가 처음으로 영화 현장을 경험한 작품이 '쉬리'다. 당시 (대학 동문인) 이종혁, 이필모 등과 함께 단역으로 참여했다. (최민식) 형님이 우리 이름을 하나 하나 다 기억해주면서 말을 걸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의 기분은 전쟁터에서 전우애가 발동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솟았다. 그래서 이번에 형님이 나를 기억해주실까 싶었다. (웃음)
-만나서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
▶솔직히 기억을 못하시겠지 싶었는데 말씀하시더라. 리딩하면서 정말 감동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살면서 내가 최민식이라는 배우와 같은 작품을 할 거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다. 형님이 가는 행보가 나와 접점이 없을 것이라는 조금의 자격지심도 있었고, 내게 그럴 기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쉬리' 이후) 20년이 넘어서 같이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참 복합적인 생각이 들더라. 수많은 선배와 작품을 해봤지만, 민식이형과의 대립신은 정말 너무 떨리고 긴장이 되더라. 이렇게 긴장한 적이 있었나 싶었다.
-촬영 후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쫑파티 때 (최민식이) '형준아 20대 어릴 때 보고 다시 만나서 대사도 주고 받는데 내가 뿌듯하더라'고 하시더라. 형님이 '이 놈이 이제 배우가 됐네' 그런 마음으로 뿌듯했다고 하시더라. 학교 다닐 때 교수님 칭찬 받으면 감동적이지 않나. (웃음) 그런 느낌이었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